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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나다 Dec 11. 2022

내가 주접 디엠 보냈던 뮤지션들 3. 검정치마

[덕세이] 즐겨 듣는 노래를 추천합니다.

대망의 세 번째 뮤지션은 바로 우리나라의 인디밴드 '검정치마'입니다. 



인디밴드에 관심 없으신 분들이라도 '검정치마'라는 밴드명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제는 인디밴드가 아니라 메이저 밴드가 된 것만큼이나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요.



이런 검정치마가 이번 년도 9월에 새 앨범을 내면서 공연을 활발히 했습니다. 처음 새 앨범이 나왔을 땐 저도 너무나도 감격하여 호의적인 메시지를 보내곤 했습니다.



몇 년간 새 앨범과 그의 공연을 기다렸던 저는 검정치마의 공연을 가고 싶어서 무척 고무된 상태였고요. 하지만 피켓팅(치열한 티켓팅)에 번번이 광탈하면서 저는 매우 화가 나기 시작했어요. 더구나 마치 매진을 예상했다는 듯 매진되자마자 검정치마의 보컬인 조휴일 군의 계정에 '솔드아웃' 피드가 올라오면서, 촐싹 맞은 그의 신남이 여기까지 느껴지며 더더욱 화가 나기 시작했지요. 게다가 플리미엄 티켓을 파는 사람들이 난무했고요. 저는 못 참고 스토리에 그를 소환하기 시작합니다. 



공연 티켓 매진되자마자 마치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 바로 솔드아웃 피드 올린 조휴일 군


그때는 너무 감정이 격해져서 애꿎은 조휴일 군에게 화풀이 아닌 화풀이를 했는데, 지금도 그런 격한 반응의 스토리를 소환한 걸 후회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공연 끝나고 아팠다는 조휴일군의 피드를 보니 좀 측은해지더군요. 여론의 심심찮은 반응(?) 때문인지 티켓팅에 광탈한 사람들을 위해 공연을 3회 더 연장했는데, 그 때문에 무리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요. 


조휴일군을 소환한 스토리들


어쨌든 좋아하는 뮤지션의 공연을 가지 못한다고 해서 너무 화내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그때의 행동이 매우 어리석고 형편없었다는 걸 알고 반성 중입니다. 어쨌든 조휴일 군은 대꾸조차 하지 않더군요. 플미 티켓을 사서 갈 수도 있었지만 플미 티켓은 팔아주기가 싫고, 팔아줄수록 더 성행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냥 음원을 듣는 쪽으로 선택을 굳혔습니다. 더구나 조휴일 군이 음원만큼 막 뛰어나게 라이브를 잘하는 편도 아닌 것 같고요. (?)



제 친구 윤주는 이렇게 격분하는 저를 조곤조곤 달랬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밴드인 '장기하 밴드'는 해체해서 마지막 공연을 보고 왔는데, 아직까지 이렇게 새 앨범 내주며 공연까지 해주고 얼마나 기특하고 감사하냐며.. 저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로 했습니다. 이제 화를 내며 뮤지션을 소환하는 짧은 행동은 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도 그때의 얄미웠던 조휴일 군은 아직까지 생생하네요.



수다가 길었습니다. 제가 소개할 추천곡은 검정치마의 'Hollywood'입니다. 새 앨범 곡을 추천하지 않았다고 혹시라도 아직까지 공연 못 가서 뒤끝 있는 거 아니냐고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정말 백 번 넘게 들은 곡이에요. 그래서 추천하는 겁니다. 



이 곡 이외에도, ost라서 지나치기 쉬운 '어떤 날'(짝사랑의 절절함을 느낄 수 있는 곡), 처음 검정치마를 알게 해 준 'Antifreeze', 작년 여름에 무한반복 재생했던 '내 고향 서울엔', 삘 꽂혀서 계속 들었던 '틀린 질문', '맑고 묽게', 엄청 좋아하는 곡 'Dientes', 그리고 이번 새 앨범 등등 수많은 명곡들이 있으니 많이들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주접 디엠 보냈던 뮤지션들 3편은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마지막은 검정치마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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