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가득한 그녀, 나의 어머니
어디선가 누구도 쓰지 않을 법한 물건들로
규칙 없이 쌓아 그녀의 소유임을 증명해놓곤 한다.
구겨지는 나의 얼굴과는 다르게
신중함 반 미소 반 섞인 얼굴의 그녀는
그렇게 만족한 듯 자리를 비우곤 했다.
이래 봐야 아무 소용도 없다고 입을 삐죽 내밀며
뜨거운 태양을 피하고만 싶은 아이는
그때의 그녀의 나이가 되어서야 그립다.
초라한 행색과 땀내 나는 옷, 까맣게 탄 얼굴
청승과 검소 사이 얇은 틈에서 담백해지는 것.
zeiss ikon
contax iia, sonnar 5cm f1.5
kodak portra160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