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루틴 만들기 1
무조건 책상에 앉아보자. 그리고 브런치에 들어가서 글쓰기를 누르자. 앗차. 또 제목에서 막히는구나. 어제 결심한 대로 먼저 제목을 정하지는 말자. 그러는 중에서도 자꾸 제목을 쓰려고 하는 이 이상한 습관은 뭘까? 제목을 써 놓아야 안심이 좀 되는 걸까? 그럼 시시껄렁한 제목이라고 써 놓던지 아님, 비워두고 바로 첫 문장으로 들어가자. 여기서도 너무 무겁지 않게 친구와 수다 떨듯이 시작해 보자. 나는 거창한 문학작품을 쓰려는 고뇌하는 작가가 아니다. 절대 착각하지 말자. 나는 시시하고 자유로운 브런치 작가다. 부담 없이 꺼내 먹을 수 있는 바삭바삭한 비스킷처럼 시시하고 사소하고 소박한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글로 싸는 일개 민간인 작가다. 아마추어임을 기꺼이 기뻐하며 즐길 줄 아는 나는 그래서 자유롭다.
요즘 쉬는 날, 쉬는 시간이 많아져서 자꾸 시간이 훌훌 새어나가 버리는 것 같다. 나처럼 어떤 틀을 좋아하지 않는 인간형들은 특히 그렇다. 정기적인 무언가 의무적으로 지속적으로 하는 것을 끔찍이도 싫어한다. 그러다 보니 너무나 쓸데없이 하루가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뭐 좀 먹고 좀 쉬면 하루가 가버린다. 내가 좋아하는 자유로움이란 이런 무위도식이 아닌 충만한 자유로움이다.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하루에 꼭 하고야 말 일들을 생각해 보았다. 밤은 안 먹어도 잠은 안 자도 꼭 해야 할 일들을 찾아보자. 이렇게 써 보니 너무 앞서 나가는 학생처럼 진지한 것 같지만 지금은 좀 그럴 필요가 있다. 어쩌면 밥 먹는 것과 잠자는 것부터 다시 설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것부터 너무 불규칙적이다. 불규칙은 만병의 근원이다. 아, 이렇게 다 엉망이었나? 모든 게 새로워져야 하다니. 이 나이에? 갑자기 픽 하고 웃음이 나온다.
자학은 그만하고, 우선 꼭 할 일 중 글쓰기를 넣어 보았다. 매일 저녁 9시에 글쓰기 글 쓰는 데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은 잡아야 한다. 사실 오늘도 좀 늦었다. 이러다가 또 12시 넘어서 자고 잠 못 들고 늦게 일어나게 될 것이다. 이상한 습성이 있는지 낮이나 초저녁에는 이렇게 차분하게 앉아있지 않고 뭔가 부산하게 이리저리 움직이며 쓸데없는 짓을 많이 한다. 이제 깊게 몰입하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야 한다. 얼마 전에 디지털 디톡싱을 해보았는데 처음에 잘 되다가 지금은 요요현상에 생겼는지 좀 더 부산해졌다. 뭐라도 듣고 있지 않으면 불안한 것 같아 자꾸 유튜브든 라디오든 넷플릭스든 오디오북이든 켜 놓는다. 실은 잘 집중되지도 않는데도 말이다. 오늘 새로 결심하고 선언한다. 차분해지자. 그리고 저녁 9시에 글을 쓰자. 그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