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직장 생활이 열심이던 2017년쯤. 나는 함께 고난과 역경의 길을 걸어가던 동료들에게 나의 비전 2020을 이야기하곤 했다. 다들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꿈 같은 걸 간직하고 있었고, 그게 나에게는 앞으로 3년간 기반을 잘 닦은 뒤 2020년이 되면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작가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작년이었나, 아니면 그 전 해였나, 아주 오랜만에 그 당시 직장을 함께 다녔던 동료분과 인스타그램 DM으로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다. 이미 나조차 까맣게 잊었는데, 그분은 잊지도 않고 나에게 비전 2020은 어떻게 되어가는지 물었다. 요약하자면 진척이 없다는, 밍숭맹숭한 나의 대답에도 그 동료분은 자기 회사에서도 작가 발굴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며 – 그 분은 밀리의 서재로 이직했다 – 작가로 모시게 되면 좋겠다는 덕담도 해주었다.
그때까지도 나는 책을 내려면 모름지기 ‘간택’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신춘문예 같은 정통의 방법이면 가장 좋고, 브런치에 열심히 글을 쓰더라도 결국은 출판사의 선택을 받아야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말이다. 그래서 책을 내기 전에 나는 우선 누군가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발판을 닦아 놓아야 했다. (그리고 그 발판을 닦는 일은 절대 끝나지 않았다!)
그런데, 유튜브에 1인 크리에이터가 많아져서였을까, 아니면 다시 백수가 되어 주체할 수 없이 시간이 많아져서였을까, 혹은 남몰래 꾸준히 응모하던 단편소설이 한 번도 당선되지 않아서였을까.
마침내 스멀스멀 ‘아무도 날 안찾지만 일단 내볼까?’라는 생각이 올라왔다. 방향을 조금 틀어보니 정말 많은 사람이 간택 받지 않고도 세상에 책을 내고 있었다. 게다가 이북을 만드는 데 드는 최소 비용은 0원. 나라고 못 해볼 이유가 없었다.
이 브런치북은 5명의 친구들이 함께 5개월간
이북 <유튜브도 좋지만 가끔은 생각하며 살고 싶어>를 만든 여정을 담았습니다.
이북과 브런치북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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