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빵 대신 시는 어때요?
우리가 무얼 할 수 있겠어?
그저 숨 들이쉬고 내 쉬며.
겸허하고 기껍게, 제자리를 지킬 뿐.
들어봐 들어봐 내가 늘 하는 말이지
What can we do
but keep on breathing in and out,
modest and willing, and in our place?
Listen, listen, I'm forever saying
멕시코 테카테에서 시를 파는 여선생님 -> 영국 런던 템즈강 세익스피어 글로브 극장 앞 거리의 시인 -> 시인 엘런 코트 -> 인스타그램 @eylee2011 -> 미국 프로빈스타운의 시인 메리 올리버
(모티프원 이안수*강민지 - 소노스(SONOS) 주고 받음)
"이 두루마리 속에는 어떤 시가 담겨있습니까?"
"사랑과 비탄에 관한 내용을 아담과 이브의 스토리에서 차용해 독창적인 방식으로 포착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시입니까?"
"아니요. 제 남자친구의 작품입니다."
"남자친구가 시인이군요?"
"작가도 시인도 아닙니다."
"그럼 이 작품은?"
"그는 랩 음악의 가사를 써요."
"당신 남자 친구가 쓴 가사를 당신이 이렇게 리본을 만들어 맨 두루마리로 만들어 팔 생각을 어떻게 하신 겁니까?"
"개인적으로 전 그의 글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그는 그다지 유명하지도 않고, 영향력이 많지도 않으며, 이제 막 시작했지만 그가 무엇을 하는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업으로 글을 쓰는 것은 아닙니까?"
"네. 그는 계속해서 글을 쓰기를 바라지만 현재는 재정능력이 글만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글을 쓰면서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고 저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당신이 공원에서 이것을 파는 모습을 당신의 학생이 볼 수도 있겠군요.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개의치 않습니다. 이것은 제가 세상을 대하는 방식이고 내 학생들에게도 이런 방식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가난한 남자친구를 위해 공원에서 '시'를 팔고 있는 여선생님 |작성자 모티프원]
https://blog.naver.com/motif_1/223351430283
미국과의 국경도시 테카테, 이곳에도 숨은 천사가 있군요.
이 글을 읽는 동안 런던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 앞에서 만난 시인이 생각납니다.
"시를 써 드립니다. 어떤 주제라도 좋아요. 당신이 원하는 만큼 지불하세요."
거리의 시인을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영국은 다르구나, 느꼈던 때였습니다.
거리에서 시를 낭독하면 어떨까요?
시를 지어주면 어떨까요?
한 편의 시를 팔면 어떨까요?
그런 풍요롭고 유연한 사회를 꿈꾸어 봅니다.
-소노스(SONOS)
여정이 밀레니엄 교Millennium Bridge를 건너 테이트 모던의 템즈강변으로 접어들었을 때였다.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Shakespeare's Globe 앞에서 두 시인께서 행인들에게 시를 지어주고 있었다.
"Poet for hire~ PAY WHAT YOU LIKE"
시인이 지키는 거리의 그 놀라운 풍경 앞에서 발길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매일 런던의 아름다움을 고민하는 건축가와 템스강을 등지고 삶을 예찬하는 시를 써서 행인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도시. 런던이 내 마음을 모두 뺏어버렸다. 놀랍게도 저와 같은 이유로 이 도시와 사랑에 빠진 분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소노스(SONOS) 선생님이다.
-모티프원
선생님의 여행 사진을 보니 제가 본 그 분뿐 아니라 시인들을 위한 자리였군요.
더 많은 시인들을 만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도 그 타이프 소리가 너무 좋았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우리 모두 "아침에는 빵 대신 시"를 먹으면 어떨까요? ^^
시를 한 편 보내드립니다.
시작하라. 다시 또 다시 시작하라.
모든 것을 한입씩 물어뜯어 보라.
또 가끔 도보 여행을 떠나라.
자식에게 휘파람 부는 법을 가르치라.
거짓말도 배우고.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들은 너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할 것이다. 그 이야기를 만들라.
돌들에게도 말을 걸고
달빛 아래 바다에서 헤엄도 쳐라.
죽는 법을 배워 두라.
빗속을 나체로 달려 보라.
일어나야 할 모든 일은 일어날 것이고
그 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흐르는 물 위에 가만히 누워 있어 보라.
그리고 아침에는 빵 대신 시를 먹어라.
완벽주의자가 되려 하지 말고
경험주의자가 되라. -<ADVICE TO BEGINNERS>, Ellen Kort
-소노스(SONOS)
아침에는 빵 대신 시,
이 생각은 영양과잉의 시대
정신을 살찌우는 아름다운 아침식사가 될 것 같습니다.
식탁에서 시 한편 함께 읽고 그것을 음미하는 시간.
그것은 육신 대신 영혼을 살찌우는 일이 될 것입니다.
선생님의 오감은 언제 어디서나 이렇게 활짝 열려있으시군요.
템스 강을 걸을 때 극장앞 강변길에서 조우했던 두 시인의 모습,
강물처럼 아름답다 느껴졌었죠.
외국에서 결혼식 답례품으로 시집을 선물하거나
시인을 모셔서 하객분의 이름을 소재로 시를 써서 선물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기쁨으로 전율할 만한 일이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돈보다 귀한 것은 세상에 이렇듯 많습니다.
-모티프원
선생님의 이 지극한 나눔으로 확장되는 아름다움에 또다시 설레는 날입니다. 선생님께서 소개해 주신 시, 그리고 '아침에는 빵 대신 시'의 황홀함에 미국에 계신 분이 이렇게 응답해 주셨습니다. 참 아름다운 메아리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Mary Oliver라는 미국시인의 시낭독을 들었습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부터 다녔지만 미국의 문학을 아직도 많이 몰랐는데 이분의 시는 참으로 위로가되고 자연속으로 돌아가 그 일부가 되게 하는 치유의 힘이 있었습니다. 기회되시면 한번 아침식사로 드셔보셔요." _by @eylee2011
"선생님의 '아침식사로 드셔보셔요.'라는 말씀에 뭉클해지는 마음을 숨길 수 없습니다.
선생님과도 정서적으로 잘 통하실 수 있을 것 같은, 존경하는 소노스선생님께서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침에 빵도! 먹고 시도! 먹었습니다. ^^ 저는 정말이지 두분의 이 말씀을 먹는 것만으로도 이미 배가 부릅니다.
-모티프원
[출처] 아름다움을 고민하는 건축가와 삶을 예찬하는 시인의 도시, 런던|작성자 모티프원
https://blog.naver.com/motif_1/223358661176
아침, 시 한 편의 식사.
아내는 이 새로운 결심에 너무나 빠진 나머지
첫날부터 과식을 합니다.
한편으로는 허기가 채워지지 않아
다른 한편의 낭독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참 다행인 것은 이 시의 식사는
아무리 과식을 해도 체중이 느는 것도 아니고
혈당 수치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게는 죽비를 쥐고 흔들리는 저를 꾸짖어 주시는 세분의 작가가 계십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스콧 니어링
메리 올리버
앞으로 엘렌 코트의 시도 저희의 아침식탁에 더 자주 오를 것이 분명합니다.
선생님께서 마치 팟럭 파티 (potluck party)에 오신 것처럼
한마음 가득 양손에 들고오신 '초보자에게 주는 조언'은
아침 식탁뿐만아니라 길위에서 끼니를 놓친 시간에도
자주 간편식으로 소비될 것 같습니다.
어떤 때는 '죽는 법을 배워 두라'를 오물거리다가
또 어떤 때는 '완벽주의자가 되려하지말고 경험주의자가 되라'는 것을 씹으면서
주저않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길을 재촉할 것입니다.
이렇게 저희 식탁을 빛나고 설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티프원
선생님, 안녕하세요.
정말 아름다운 울림입니다.
그리고 다시 울림이 돌아왔습니다.
내일 아침에 드실 시를 또 구워 보냅니다.^^
여리디 여린 아침이여, 안녕
오늘 넌 내 가슴에
무얼 해 줄까
그리고 내 가슴은 얼마나 많은 꿈을 견디고 무너질까
오, 여리디 여린 아침이여, 내 어찌 이걸 깰까?
내 어찌 달팽이들을, 꽃들을 떠날까?
내 어찌 다시 내성적이고 야심찬 삶을 이어갈까?
저희가 분주한 일상과 일로부터 잠시 자유로워지기 위해
동네에서 가까우나 시골마을처럼 오붓한 골목에 있는 작은 카페에 들립니다.
몇 발자국 안 되는 작은 마당과 한평 남짓한 갤러리를 끼고 있는 카페에
책을 한 권 들고 가서 커피 한 잔과 함께 푹 빠지는 시간이지요.
카페에는 책도 진열되어 있어서 어느 날은 시집 한 권을 들고 와서 읽는데,
마치 온 몸으로 바람을 맞은 듯, 따스한 햇살이 온 몸으로 스며드는 듯
그 시가, 에세이가 와 닿았습니다. 예 맞습니다.
그 책은 바로 Mary Oliver, <Long life : Ecology and other writing>이었습니다.
그날은 핸드폰도 사진기도 깜빡 두고 가는 바람에
가방에서 메모지와 펜을 꺼내 마음에 닿는 문장을 놓칠 세라
받아 적었습니다. 오감으로 파고 들었던 시와 문장이 어디로 달아나는 듯 해서요.
선생님께서 소개해 주신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을 읽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겠지요.^^
그때의 메모를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선생님의 녹명의 여정이 이렇게 아름답게 울리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소노스(SONOS)
선생님의 메모지, 그 속의 필체.
그리고 Long life : Ecology and other writing에 절박해진 마음...
그것이 지금의 모습인 양 선명합니다.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경탄스러운 아름다움입니다.
(다음은 메리올리버와 프로빈스타운과의 인연이 다민 2003년의 일입니다.)
“2003년 6월, 케이프 코드Cape Cod 끝, 프로빈스타운 Provincetown을 걷고 있었다.
삶의 다른 챕터를 시작하기 위해 도요새가 태평양을 날아 다른 대륙에 당도하듯 나는 북미에서 날개를 접었다.
그러나 도요새와는 달리 여전히 내 삶을 어찌할 바를 몰랐다. 방학은 금방 다가왔고 나는 기숙사를 반납했다. 그리고 배낭 하나만을 남기고 모든 책장과 옷장 속 짐을 캐리어에 담아 지인의 집 지하로 옮기고 동부로 떠났다.
미시간를 떠나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를 지나고 뉴욕과 코네티컷을 지나 매사추세츠의 프로빈스타운에 당도하자 방학의 반이 흘렀다. 하지만 나는 떠날 수 없었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마누엘 추모비와 필그림 상륙기념비, 모래언덕과 바람, 어부와 요리사, 화랑과 화가, 부자와 방랑자, 게이와 레즈비언... 그 모든 것이 뒤섞인 혼돈이 나의 발목을 잡았다.
그들처럼 바다와 모래언덕과 숲과 늪과 골목을 방황하는 사이, 허허롭던 가슴에 언제, 어디에서 떨어졌는지 알 수 없는 씨앗 하나가 싹이 트고 있었다. (생략하였습니다.)
프로빈스타운은 메리 올리버가 50년을 산 곳이다. 2019년 1월, 메리 올리버의 부고 기사를 접했다. 그녀가 1964년부터 2014년까지 여러 주민들 중의 한 사람으로 소박하게 산 커머셜 스트리트 동쪽 끝을 생각했다. 프로빈스타운의 숲과 연못과 햇살이 생생했다.
며칠 전 SONOS 선생님께서 내일 아침에는 우리 모두 "아침에는 빵 대신 시"를 먹으면 어떨까요? ^^라며 -<ADVICE TO BEGINNERS>, Ellen Kort 시를 보내주셨다.
'아침에는 빵 대신 시'의 사연을 읽은, 미국의 eylee2011선생님께서 새로운 아침 식단을 제안해 주셨다.
"우연한 기회에 Mary Oliver라는 미국시인의 시낭독을 들었습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부터 다녔지만 미국의 문학을 아직도 많이 몰랐는데 이분의 시는 참으로 위로가 되고 자연 속으로 돌아가 그 일부가 되게 하는 치유의 힘이 있었습니다. 기회 되시면 한번 아침식사로 드셔보셔요."
아침 식단으로 제안을 주신 메리 올리버 시들을 생각하면서 '개를 위한 노래' 속 털북숭이 친구들처럼 함께 골목을 산책하던 노부부의 기억이 선명해졌다.
-모티프원
더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었군요,
메리 올리버의 시와 에세이를 읽고 난 후 작가에게 대해 찾아보았습니다.
2019년에 돌아가셨고 프로빈스타운에서 평생 살았다는 걸 알고
구글 지도와 이미지를 찾아들어가 화면을 통해 저도 동네를 한참 구경했거든요.
선생님이 방문한 동네라니, 그리고 2003년의 프로빈스타운의 풍경!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인생을 한번씩 움켜잡는 듯한 시구, 진지하고 아름다운
메리 올리버 시가 너무 많군요. 그녀의 시를 더 찾아 읽겠습니다.
시가 이렇듯 우리를 풍부하게 해 주고 저희들을 이어주는군요.
거친 세상에 고슴도치처럼 날카롭게 사는 저희에게 세상의 아름다움이 고이 쓰다듬어 주는 듯합니다.
내일 아침에는 정말 빵 대신! 시만 먹고 싶어지는군요.
선생님 이 아름다움들을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소노스(SON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