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 자전거, 대중교통 : 지속 가능한 이동방식
"자동차산업, 석유산업 및 건설산업은 우리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그들의 비즈니스는 우리가 변화하지 않음으로써 발전하고 있다. "
-영화감독 프레드릭 게르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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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기후 위기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이동방식으로 정책을 바꾸는 도시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속 가능한 이동방식"이란 대중교통, 자전거,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출퇴근과 등하교, 도시생활이 가능하도록 스몰시티를 만들어나가는 도시정책이다. 이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며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미래의 교통 솔루션이다. 한 국가나 도시 차원에서 미흡한 곳에서는 시민들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선택하고 캠페인을 통해 확산시키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입장에서 보면 도시 내의 교통문제는 심각하다. 자동차 중심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로 인해 교통체증은 도를 넘어섰고 고속도로는 점점 더 넓혀지고 있다. 도로가 확충되면 자동차는 더 늘어나고 다시 도로는 정체가 빚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그 속에서 자전거나 도보로 생활하는 시민들은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다. 그토록 심각한 교통체증과 대기오염과 소음문제, 석유문제 등과 함께 건강문제와 교통비문제까지 안고 있는 자동차는 끊임없이 늘어만 간다.
자전거의 선택이 바람직하고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보이지만 왜 자전거가 적고 자동차는 많을까. 이렇게 우리가 가지는 의문은 2015년 다큐멘터리 영화 <자동차VS자전거>를 통해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우린 이 도시의 상황에 대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자전거 도로 대신 자동차용 다리를 지으려고 하는 이유는 뭘까요? 형편없는 대중교통이 비싼 이유는 뭘까요? "
"누구의 선택이고 기준은 뭘까요?"
"돈은 누가 대죠?"
"모든 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에요."
알리니는 상파울루를 사랑하지만 그녀가 좋아하는 자전거를 타는 데는 최악의 도시이다. 자전거 도로가 없어 차 사고로 목숨을 잃는 시민들의 유령자전거가 곳곳에 놓여 있다. 알리니는 자전거를 타는 동호회 친구들과 캠페인을 벌이고 상파울루 시장을 압박하고 거리행진을 벌인다. 그 과정에서 도시계획의 문제를 알게 되고 정치자금과 로비에 가장 많은 돈을 대는 자동차산업, 정유산업, 건설산업의 실체를 알게 된다. 알리니와 친구들은 자전거 도로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전 LA랑 안 맞아요. 되도록 자전거를 타거나 걷고 싶어요.
LA의 고속도로에 차 대신 자전거가 다니면 어떨까 하고요."
LA는 1900년에만 해도 자전거 이용자가 20%가 넘는 자전거천국이었다. 댄은 예전에 본 자전거 전용도로 사진을 보고 그곳이 어디인지 찾아나선다. 만일 로스앤젤레스에서 20%의 사람들이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전 세계가 자전거 도시코펜하겐처럼 40%의 사람들이 자전거를 이용한다면 과연 도시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싶다는 댄의 바람은 자동차산업과 맞서는 일이 되어 버렸다.
"전 세계 모든 도시는 자동차 중심이다. 하지만 자가용으로 교통문제를 해결한 곳은 세계 어디에도 한 곳도 없다."
독일의 자동차산업은 정치인의 정치자금과 자동차 정책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를 자전거 단체는 메르세데스 벤츠 회사를 견학하며 알아낸다. 정치 로비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업종 중 하나가 정유회사이다. 자동차산업, 정유산업, 건설사업체들은 정치와 연계되어 도시 설계를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이다.
도시 설계를 연구하는 학자는 도시의 교통체증이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이 문제를 진지하게 들여다보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이제는 국가와 도시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시민의 참여와 로비가 필요하며 시민들은 도시 성장 방식에 대해 방관할 게 아니라 도시문제의 상황을 이해하고 참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정치권에서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이 영화가 그동안의 자전거 다큐멘터리영화와 다른 점은 제목 그대로 "자동차VS자전거"이다. 한 마디로 "자동차 산업에 대항하는 자전거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영화감독 프레드릭 게르텐(Fredrik Gertten)의 연출력과 의도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전작 <Bananas>라는 다큐멘터리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이 영화로 그의 닉네임은 거인(Big Boy)이 되었다. 다큐멘터리 영화 <Bananas>는 거대기업 Dole 회사의 바나나에 살충제 DBCP가 사용되어 니카라과 여성 노동자들의 불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즉각 Dole 회사에 의해 비판을 받았고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으며, 로스엔젤레스 영화제 직전 상영 취소 통보도 받게 되었다. 이 영화는 2009년 스웨덴에서 첫 상영될 수 있었다. 이후 로스엔젤레스 법원은 영화 제작진에 손을 들어주었고 피해보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Bananas>는 로스엔젤레스에서 상영되었다. 2011년 프레드릭 감독은 Dole의 고소 사건을 다룬 <Big Boys Gone Bananas>를 발표했다.
사회문제에 카메라를 맞추는 프레드릭의 작품은 선동적이거나 급진적이지 않다. 인물들과 현장들을 담담히 그려낸 것 같지만 관객들의 마음을 동요시키고 흥분시킨다. 결국은 감동을 주고 떨쳐 일어나게도 만든다. 그것은 사회의 문제를 겉핣기식으로 다루지 않고 사실적이고 논리적으로 펼쳐보인다. 또한 더 나은 도시를 위해 싸우는 운동가와 사상가들은 진지하고 탐구적이다. 그들의 열성과 끈기는 무모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펼쳐진다. 이 영화는 뚜렷이 대조된 자동차VS자전거의 상황을 병치시켜 나가며 진행되어 관객들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며 그 이유와 대안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어 준다.
도시 안에서 벌어지는 자동차와 자전거의 전쟁은 언제나 자동차의 승리였고 자전거의 희생이었다. 상파울루에서는 매주 1명씩의 시민이 자전거를 탄다는 이유로 목숨을 잃는다. 그들을 안전하게 하는 방법은 자전거도로이다. 또한 도시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시민들의 노력이다. 시민들이 맞서야 할 것은 서로의 자동차나 자전거가 아니다. 국가와 도시를 설계 정책입안자들이다. 그들이 정계 유착에서 벗어나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시민들이 서로 연대해 이끌어나가야 할 것이다.
# 글 소노스(SONOS)
>>> 참고 및 출처 :
▶프레드릭 게르텐의 WG FILM :
WG Film has been producing and developing author driven documentaries since 1994
www.wgfilm.com
[2023년 서울국제환경영화제 20th 상영작품입니다.]
# 프라이부르크-독일의 지속 가능한 도시를 가다
소노스(SONOS) 저 | 레겐보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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