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아마도 살고 싶은 세상의 모습이 아닐 거에요
영화가 시작되면, 작가이자 활동가인 제임스 메리어트(James Marriott)가 영국의 지도를 펼쳐놓고 자를 대어 바다 위에 선을 긋는다. 그리고 영국 영해를 두부 자르듯 나누어 보인다. 특히 북해(North Sea)를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제임스는 다큐멘터리 <오일머신>의 총 책임 프로듀서이며, 그가 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영국의 북해 오일 산업이다.
석유 산업에서 '북해'란 노르웨이 해와 대서양 변두리를 말한다. 영국은 1960년대부터 북해에서 석유 채굴 사업을 시작한 이후 420억 BOE(석유환산배럴)을 채굴했고 남아 있는 잠재량은 240억 BOE로 추정한다고 한다. 즉 약 350억 배럴에 해당하는 양으로 북해는 앞으로도 몇 해 동안은 중요한 석유 저장고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의 석유 및 가스 산업은 오랫동안 특권을 누려왔다. 세계 최대의 석유 대기업인 BP와 Shell은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BP plc는 영국 최대의 기업이며 미국 엑슨모빌에 이어 세계 2위의 석유 회사이다.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다국적 에너지 기업이다.
#SHELL plc는 쉘 또는 로열 더치 쉘로 불리며 1907년에 네덜란드와 영국에서 시작된 다국적기업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석유회사이며 여섯 개의 슈퍼메이저 중 하나이다. 런던에 본사가 있다.
자, 이제 이 문제의 반대편을 들여다보자. 2005년 오일피크(Oil Peak : 석유정점)를 맞은 이래, 에너지 위기 문제와 기후 위기 문제는 더이상 양립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2015년 지구 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목표에 영국은 합의를 하였다. 그렇다면 이 목표를 향한 환경정책과 함께 북해 석유 시추 사업과 운영을 계속하는 이 모순적인 상황은 무엇일까?
다큐멘터리 <오일머신>은 영국의 북해 석유산업을 진행하고 있는 석유 가스 산업을 진행하는 사업가, 환경활동가, 학자 등의 패널들이 각각의 입장과 인터뷰에 대한 답을 들려준다. 그들의 목소리가 서로 병치되면서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뚜렷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는 프로듀서 제임스 와 감독 엠마 데이비(Emma Davie)의 뛰어난 연출력에 따른 것이다.
# 석유 가스 산업을 진행하는 사람들
"우리가 그만두면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어요. 국가나 사회가 뒤처지게 되죠."
-필 커크Phil Kirk
2021년 3월부터 2022년 2월까지 Harbour Energy의 유럽 사장 겸 CEO.
사모펀드를 사용하여 영국 최대 상장의 석유 및 가스 그룹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석유산업으로 발생하는 환경문제는 탄소 포집기로 해결할 수 있어요.
영국의 기술력이라면 역사적으로 가능하고 전 세계적으로 강자가 될 수 있어요"
#에메카 엠엠볼루Emeka Emembolu
North Sea 수석 부사장을 역임한 Bernard Looney BP CEO의 비서실장.
“석유산업을 중지하는 것은 인체의 모든 혈관을 대체하는 것입니다. 한 번에 멈출 수는 없습니다.
풍력에너지 설비는 10여년이 걸릴 겁니다. 그건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게 어니잖아요”
-디어드리 미치 : 석유 및 가스 산업 선임 비즈니스 리더.
2015년 5월 석유 가스 산업 UK의 CEO. 이 조직은 2022년 Offshore Energies UK로 브랜드를 변경.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그만두면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지역 사회가 뒤처지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석유 산업은 영국의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가족들과 외식도 하고 그러죠.”
# 석유 가스 산업 중지를 촉구하는 사람들
"여러분은 아이들의 미래를 갉아먹고 있어요."
-제임스 메리어트James Marriott
작가이자 활동가. 영화 <The Oil Machine>의 총괄 프로듀서.
"실질적으로 우리는 오일 머신 속에 살고 있습니다.
석유는 수십 년 동안 우리의 삶과 생각과 감정을 지배해 왔습니다.
-테사 칸Tessa Khan
환경 변호사이자 기후 소송 네트워크(Climate Litigation Network)의 공동 창립자이자 공동 이사.
"실제로 영국이 깨끗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재생 에너지 개발의 리더가 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것을 시행해야 할 때입니다."
'북해 오일 산업을 진행하는 사람들'과 '석유 및 가스 산업을 중지할 것을 촉구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어디에 모순이 있고 어디에 비전이 있는지 뚜렷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이어져 온 석유 중독을 끊고 새로운 경제 시스템에 전환을 가져올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2016년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담이 열릴 때 기후활동가들과 환경운동가 및 단체들은 거리행진을 통해 기후변화에 전환점을 맞이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정작 회의장 안에서는 각국 정상들과 최대 석유 회사인BP와 SHELL의 기업인들과 함께 있었다.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영국 정부의 행보에 영국시민들은 시민운동과 시위로 맞선다. 또한 정부를 상대로 법적 소송도 진행 중이다. 공익을 위한 돈이 대기업의 이윤 획득에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환경파괴의 주범이 바로 공공 정책을 시행하는 정부이기 때문이다. 즉, 다시 말하면 2050을 향한 탄소중립 정책에 합의한 정부가 이에 반하는 석유 채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석유 산업의 중지는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의 막대한 피해를 가져오고 금융시스템의 불안을 야기한다고 투자자인 스티브 웨이굿(Steve Waygood)은 말한다. 그는 경제적 영향력은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경제가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화석 연료의 경제 시장은 확장된 금융 시스템으로 통합되면서 전 세계의 경제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기후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2020년 기후변화로 2,0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으며 한 세기 안에 일어나는 지구 온난화는 전 인류의 70% 이상이 기후 난민이 되어 신체작동(!)을 제대로 못하는 지경에 이를 거라고 전망했다. 자, 그러면 어떤 솔루션이 필요할까. 학자들을 통해 전체적인 상황을 살펴보자.
"세계 경제가 석유 중심의 경제 시스템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합니다. "
-데이비드 킹 경
2000-2007년 영국의 수석 과학 고문이자 2013-2017년 기후 변화 특별 대표였다.
그는 과학 및 정책에 관한 5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캠브리지 대학에 기후 복구 센터를 설립했다. 또한 현재 기후 위기 자문 그룹의 의장을 맡고 있다.
"향후 5년 동안 우리가 하는 일이 다음 천년 동안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현재의 추세로 볼 때 배출량의 급격한 감소보다는 세계 경제의 붕괴가 먼저 일어날 것입니다.
세 살, 네 살 된 아이들은 이 세기의 끝에 살게 될텐데, 아마도 살고 싶은 세상의 모습이 아닐 거에요."
마지막으로 영국 정부의 북해 오일산업의 최대 규모가 될 캄보(Cambo) 유전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인 미카엘라 로치Mikaela는 에든버러에 거주하는 기후 정의 운동가이다.
"저는 영국 정부를 법정에 세울 것입니다. 2016년 파리 협정에 서명한 이후 영국 정부는 보조금으로 북해 석유 및 가스 기업에 32억 파운드의 공적 자금을 제공했습니다. 너무 늦기 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오일 머신에 맞서 집단 행동을 취하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상황을 바꿀 수 있습니다."
# 글 소노스(SONOS)
>>> 참고 및 출처
CAN WE BREAK OUR ADDICTION?
오일머신 촬영 이후로 생긴 일
영화에서 제기된 문제는 최근 에너지 안보, 생활비, 기후의 격변으로 인해 더욱 시급해졌습니다. 동시에 새로운 영국 정부는 북해 석유 및 가스 탐사에 대한 100개의 새로운 면허(석유 시추 허가권)를 서둘러 내놓았습니다.
오일 머신 이후에 할 수 있는 일
우리는 지금 행동에 나서 우리 사회를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게 하는 변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무엇을 도와주시겠습니까? 권력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당신의 제안을 영화의 기여자들에게 공유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차이를 만들다
# 오일머신의 공식 사이트
https://www.theoilmachine.org/
[2023년 서울국제환경영화제 20th 상영작품입니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4492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