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중심추의 무게

가벼운 사람과 무거운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

by 손서율


평범하디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나는 운이 좋게도 주변에 넓은 인맥을 가진 지인 덕분에 그동안 각종 모임과 파티에 참석하는 기회가 종종 있었다.


몇백억 대 매출 규모의 사업가, 재벌, 유명인, 각종 전문직 종사자들과 대화를 해볼 수 있었는데

최상류층, 대단한 약력, 엄청난 브레인을 가진 그들 중 일부는 내 눈에 한없이 가벼워 보일 때가 있었다.


사회적인 면에서 나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대단한 위치의 그들이 고작 소시민인 내 눈에 만만하게 보였던 이유는 뭘까?


반면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 중에서도 그 사람의 말이면 유독 신뢰가 가고 나도 모르게 존중하게 되는 사람이 있는데 이들이 하는 말속에는 무언가 견고한 뼈대가 있고 묵직한 무게가 실려있다.




사람들이 지닌 가벼움과 묵직함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원인은 마음 중심추의 무게 차이였다.


마음 중심추가 무거운 사람이 있고 마음 중심추가 가벼운 사람이 있는데 이건 사회적인 위치나 부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영역이었다.


마음 중심추의 무게가 가벼운 상대는 조금만 겪어봐도 금세 알아챌 수 있는데 그 몇 가지의 특징들을 나열해 보고자 한다.



1. 자신의 이득에 따라 언행을 번복하는 사람


유난히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들을 상황에 따라 번복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말의 무게나 사람 간의 약속에 대하여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오직 지금 상황에서의 손익을 계산해서 그때그때 언행을 달리하며 얕은수를 쓴다.


자신은 상황에 따라 매사 합리적으로 판단한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장 발밑에 한 치 앞만 볼 줄 알고 전체적인 숲을 바라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당장의 불편함이 싫고, 돈 몇 푼이 아쉬워 사람 간의 신뢰를 저버리는데 그 이후에 따라오는 엄청난 손실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자신 주변에 진실된 사람이 없다고 토로하는데 본인이 먼저 주변인들에게 신뢰를 깨버렸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자신의 과오로 껍데기만 남은 인맥 속에 살며 끝까지 남 탓만 하는 안타까운 케이스다.



2. 자기 주관이 없어 언행을 번복하는 사람


이 케이스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주관이 없고 이미 자신이 내렸던 결정을 자꾸만 의심하며 도무지 믿지 못한다.


이들은 자신이 선택한 진로, 자신이 선택한 이성, 심지어 자신이 선택한 짜장면이 의심돼서 옆 사람이 먹는 짬뽕 그릇을 힐끔힐끔 쳐다본다.


자신이 당시에 결정했던 선택들을 스스로가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잦은 번복을 일삼는 것이다.


타인의 평가나 의미 없는 말들이 이들에게는 강풍이 되어 몰아치고 속 빈 강정 같은 마음의 중심추는 갈대처럼 마구 흔들리기 시작한다.


어제까지는 확신을 가지고 결정했던 일들이 오판인 것 같고 어제까지는 열렬하게 사랑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달리 보인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행동은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이기에 타인의 눈에도 한없이 만만하고 가벼워 보일 수밖에 없다.



3. 언행불일치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


앞서 1,2번의 케이스에 모두 해당되는 사항이다.

언과 행의 불일치는 타인과의 약속에 앞서 나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인데 이들은 이를 너무 가벼이 여긴다. 언행불일치에 대한 부끄러움 자체가 없는 것이다.


마음의 중심추가 무거운 사람들이 뱉는 말은 국새가 찍힌 공문서와 같다면 마음의 중심추가 가벼운 사람들이 뱉는 말은 대충 휘갈긴 날인이 들어간 법적 효력 없는 각서와도 같다.


그만큼 말이 담고 있는 무게는 사람마다 천지 차이이고 이를 받아보는 타인은 말문서의 퀄리티를 금방 알아볼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의 중심추가 무거운 사람의 말 한마디에 듣는 사람은 "다 깊은 뜻이 있겠지" "그 사람 한다면 하는 사람이잖아" "그 사람과의 약속은 꼭 지켜야 해" 이렇게 생각하게 되고


마음의 중심추가 가벼운 사람의 말 한마디에 듣는 사람은 "저 새끼 또 헛소리하네" "어차피 내일이면 까먹을걸?" "쟤 말을 믿어?"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마음의 중심추를 무겁게 만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두 가지 요소가 있는데


첫 번째는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한 신뢰를 뒷받침할 수 있는 현명함이 있어야 하고


두 번째는 사사로운 손익에 흔들리지 않는 묵직한 인품을 쌓아야 한다.


나는 내 안에 있는 마음 중심추를 더욱더 단단하고 무겁게 만들고자 한다.


충분한 시간 동안 고심하고 현명하게 판단하여

간결하게 마무리 지은 언행을 번복하지 않으며

설사 시간이 지나서 그 결정이 틀렸다고 해도 그때 당시 내가 내렸던 판단을 존중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매사에 국새가 찍한 공문서같이

귀한 말을 하는 묵직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겠다.








이전 14화내일이라는 잔고가 넘치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