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나는 아직도 강아지를 잘 모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예전에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다. 산책 한 번 안 시켰고, 병원은 무슨—사람도 귀찮은데 강아지까지? 그냥 누가 줘서 키우다 보니… 어쩌다 보니… 같이 살고 있었다.
이게 팩트다.
그런데 그녀는 그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그리고 꽤 충격받은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충격을 받는 게 정상이다.)
내 강아지는 몰티즈 핫쮸. 나름 오래 살았다.
가끔 시간 나면 내가 가위로 슥슥 미용도 해줬다.
물론 전문가들이 보면 기절할 수도 있는 스타일이었겠지만 핫쮸는 나를 믿었고, 나는 핫쮸와… 그런 식으로 살아왔다.
그러다 그녀가 우리 집에 들어왔다. 그리고 핫쮸를 보더니 표정이 굳었다.
“오빠… 이 아이 치아가 왜 이래?”
“몰라… 나도.”
“미용은?”
“… 내가 했어.”
그때 그녀의 눈빛은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하는 표정이었다.
그날 이후 그녀는 핫슈를 완전히 데리고 갔다.
옷 만들어 입히고, 치아 치료해 주고, 치석 제거하고,
미용실 예약해서 새 강아지처럼 만들어놨다.
핫쮸는 더 건강해졌고, 더 예뻐졌고, 더 밝아졌다.
그녀는 핫쮸의 진짜 주인이 되었다.
솔직히 말해 그때 약간 서운했다.
왜냐면… 핫쮸가 나보다 그녀를 더 좋아하는 느낌이었거든. 하지만 동시에 고마웠다. 그녀는 내가 못했던 걸 했다. 나는 그냥 같이 살았고, 그녀는 진짜로 돌봤다.
그러다 문제의 날이 왔다.
우리 집 강아지 캉스와 내 강아지 핫쮸와의 첫 만남.
그녀는 설레했고, 나는 약간 불안했다.
왜냐면 핫쮸는 은근히 자기 영역이 확실한 타입이었다.
캉스는 세상의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는 아이처럼 달려들었다. 꼬리 200 bpm. 심장 180. 전신 환대 모드.
그런데 그 순간— 핫쮸가 말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핫쮸가 물었다.
꽉!!
그녀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그리고 나를 보았다.
그리고 핫쮸를 보았다.
그리고 다시 나를 보았다.
그 눈빛은 말한다.
“오빠… 내가 치료해 준 그 이빨로 우리 애를 문 거야?”
솔직히 나도 당황했다.
하지만 알았다.
이건 싸움이 아니라 ‘언어’였다.
핫쮸에게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표현이었고,
캉스는 그걸 모르는 천사 같은 영혼이었다.
그날 밤, 나는 혼자 생각했다.
‘나는 강아지를 싫어했던 게 맞나?’
‘아니면… 그냥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몰랐던 건가?’
아내 덕분에 핫쮸는 다시 살아났고
아내 덕분에 나도 강아지를 다시 봤다.
그리고 두 강아지는
서로를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다.
사람도 그렇고, 강아지도 그렇고 세상에 쉬운 관계는 없다. 어떤 존재를 사랑한다는 건 미용을 잘해주는 것도, 산책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그 존재가 두려울 때, 말 못 할 때,
물어서라도 표현할 때—
그걸 그대로 받아주는 마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