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몰랐고, 지금은 안다」
생각해 보면,
왜 자꾸 지난 시절이 그리운 걸까.
그땐 몰랐다.
그 시간이 얼마나 귀했는지,
그 시절의 내가 얼마나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하루를 살았는지.
특별할 것 없던 날들이
왜 이렇게 자주 떠오르는지 이유를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그리움의 정체는 결국 젊음이었다.
잘 살았던 시절이라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모른 채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웃긴 건 이거다.
아마 내가 노년이 되면,
지금의 나를 또
몹시 그리워하고 있을 거라는 사실이다.
요즘의 나는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몸 여기저기에서 신호를 보내오고,
하루가 왜 이렇게 빠른지 투덜대지만,
그때의 나는 분명
이렇게 말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그땐 괜찮았다고,
지금보단 덜 무거웠다고.
인생은 늘
현재를 통과하고 나서야
그 가치를 알아차리게 만든다.
그래서 이젠
과거와 비교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지나간 시간은 추억으로만 두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도
잠시 내려놓는다.
중년이 되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고,
하루는 생각보다 소중하며,
몸은 아주 솔직하다는 것.
미루면 미룰수록
나에게서 멀어진다는 것도.
중년의 할 일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지금의 나를,
나중에 덜 아쉬워할 만큼 사는 것.
남들 기준 말고,
내 기준으로.
신나게,
내 방식대로.
열심히, 긍정적으로,
가끔은 좀 철없어도 괜찮다.
체력이 허락하는 만큼
몸을 쓰고,
마음이 움직이는 쪽으로
한 걸음 더 가보는 것.
내 몫으로 주어진 하루를
아끼지 않고 끝까지 다 쓰는 것.
오늘을 대충 넘기지 않는 것.
그렇게 쌓인 하루들이
언젠가 나를 돌아보게 할 때,
그래도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중년 인생은
거창할 필요 없다.
오늘을 성실하게 쓰는 사람으로
남는 것.
그걸로 충분하다.
그걸로, 정말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