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엄마가 아빠에게 가버리고 우리에겐 더 이상 ‘친정’이란 이름의 따뜻한 집이 없었다.
명절이 두려웠다.
갈 곳이 없고, 모일 이유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가족이 해체된 듯한 허전함.
그 빈자리는 생각보다 컸고, 슬픔은 예상보다 길었다.
아빠를 보내고, 엄마가 떠난 뒤 우리는 마치 제각기 떠내려가는 조각배처럼 흩어져 살았다.
서로를 걱정하기에도 바빴고,
삶은 너무도 현실적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엄마 기일에 다시 모인 자리에서
동생이 조심스레 꺼낸 말 한마디가 우리를 다시 붙잡았다.
“나, 암 이래…”
그날 이후 우리는 다시 연결되었다.
슬픔을 나누고, 그리움을 마주 보기 시작했다.
줌으로 셔플을 배우며 웃고, 수다 떨며 서로의 안부를 챙겼다. 몸이 움직이니 마음이 풀렸고,
그렇게 우리는 다시 ‘자매’라는 이름으로 한 줄에 섰다.
춤은 우리에게 묵은 슬픔을 털어내게 해 주었고,
말은 서로의 마음을 데워주었다.
아빠, 엄마가 남기고 간 빈자리를 우리는 셔플과 수다로 조금씩, 함께 채워나가는 중이다.
이 에세이는 치유와 웃음 사이를 오가며 다시 살아가는 힘을 만들어낸 네 자매의 이야기다.
아프고 지친 누군가에게, 우리의 작은 발걸음이 따스한 봄바람이 되기를 바란다.
이제 우리는 서로의 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