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첫 스폰서 제안

by 손샤인

나의 21살은 참 예뻤다.

정말로, 팬클럽이 있을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그런 내가 처음 알바에 빠지게 된 이유는 다소 엉뚱했다.

*데리아 유니폼. 그리고 머리에 쓴 종이캡.

게다가 카운터에서

“후라이어에 이 셋 하나 나올 때 콜라하나~”

라며 낭랑하게 주문을 받는 언니는

내 눈에 너무나 프로페셔널해 보였다.

90년대, *데리아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겐 로망이었다.

그 로망을 좇아 알바를 시작한 첫날.

카운터 근처엔 얼씬도 못 하고, 문 앞에서 하루 네 시간씩 “어서 오세요~”만 외쳤다.

그렇게 3주.

생각보다 고됐지만,

“남의 돈 먹기 힘들다”는 엄마의 말씀이 떠올라 꾸역꾸역 버텼다.

학교는 빠져도 알바는 빠지지 않았다.

그땐 정말 *데리아가 내 세상의 전부였다.

성실함을 보셨는지 매니저님이 드디어 날 카운터로 배치했다.

그날부터 난 오더를 받으며 6시간 내내 서서도 힘든 줄 몰랐다.

거의 오너 마인드.

내 일처럼, 내 가게처럼 일했다.

그렇게 6개월쯤 되었을까.

어느 날, 퇴근하려던 나를 사장님이 조용히 부르셨다.

“일 참 잘해. 예쁘기도 하고… 내가 애인이 필요한데,

오빠라고 생각하고 만나보는 건 어때? 차도 있고, 용돈도 줄게…”

잠깐만요? 오빠요?

나이는 우리 아빠랑 맞먹는 것 같은데요?

속으론 “이게 무슨 멍멍이 소리야?” 싶었지만

당황한 티를 내지 않으려, 이렇게 답했다.

“이런 일은 저 혼자 결정할 순 없기에 공직에 계신 아버지와 상의 후 말씀드리겠습니다.”

배꼽 인사 후 사무실을 나왔지만, 심장은 터질 듯 뛰었다.

집으로 돌아가며 생각했다.

‘나 너무 오래 일했어. 이제 알바고 뭐고, 공부해야겠어.’

그다음 날, 매니저님께 정중히 말씀드리고 바로 그만뒀다.

가끔 TV에서 연예인들의 스폰서 얘기가 나오면,

문득 그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스폰 제안.

그리고

그때도,

지금도.

내가 지켜야 할 선은 내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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