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도 오래 쓰면 고장이 나듯,
오십이 넘은 몸은 이곳저곳에서 신호를 보낸다.
오늘은 오빠 치과 진료가 있는 날.
나는 반차를 내고 보호자 모드로 동행했다.
세상에서 가장 앉기 싫은 의자,
치과 치료용 의자에 앉은 오빠는 잠깐 동안
어린아이처럼 긴장한 얼굴이었다.
역시 치과란, 나이를 불문하고 무서운 곳인가 보다.
진료를 마치고 근처 밥집에서 점심을 함께 먹고
나는 다시 병원으로 출근했다.
오빠는 연차를 내고, 내가 퇴근할 때까지 병원 카페에서 조용히 나를 기다려주었다.
일과가 끝난 후, 우리는 병원 근처 공원에서 잠깐 산책을 하며 데이트를 했다.
사랑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는 걸 안다.
아플 때, 병원에 함께 가주는 것.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우린 친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이.
부부란 그런 사이 아닐까.
덥지도 춥지도 않던 오늘, 오랜만에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