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계절은 언제나 아빠를 위한 것이었다.
봄이면 도토리를 주워 묵을 쑤고,
여름엔 다슬기를 잡아 국을 끓이고,
가을엔 메뚜기를 잡아 아빠의 술안주를 만들었다.
아빠에게 술 좀 그만 드시라고 잔소리를 하면서도
정작 안주는 누구보다 정성껏 준비하던 엄마.
그 모습이 그땐 참 이해되지 않았다.
심지어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빠가
곧 나을 거라며 병원 근처 남의 논에서
메뚜기를 잡다 넘어져 갈비뼈에 금이 간 날에도
엄마는 내색 한 번 없이,
그저 조용히 메뚜기를 병실 문 앞에 펼쳐놓았다.
엄마의 그 무모할 만큼 깊은 사랑이
그때는 납득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모든 계절의 중심엔 늘 아빠가 있었다는 것을.
엄마에게 아빠는,
사계절 내내 이유였고,
모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