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암센터 간호사입니다.
매일 수많은 환자들을 만납니다.
각기 다른 종류의 암을 가지고 있지만
그 무게는 누구에게나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진료 대기실은 늘 조용합니다.
표정 없는 얼굴들, 말 없는 기다림.
그 침묵이야말로, 마음이 요동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쓰이는 건—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혼자 병원에 오신 장면입니다.
접수창구에서 서툰 손으로 번호표를 뽑고
진료실을 찾아 헤매다
검사실 앞에 멈춰 선 그 뒷모습.
너무 쓸쓸해 보입니다.
물론, 바쁘고 멀고, 사정이 있겠지요.
하지만 부모님이, 혹은 가족이 병원에 갈 때
누군가 함께 있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순간만큼은,
진짜 ‘보호자’가 되어야 하는 시간이라고.
저는 의료인이지만
그전에 누군가의 딸이고, 가족입니다.
그래서 그 뒷모습을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마음으로라도, 팔짱을 껴드리고 싶거든요.
가족이 아플 때,
그 옆자리는 사랑의 자리입니다.
병을 고치는 건 의사지만,
마음을 다독이는 건 곁에 있는 사람입니다.
부모님을 혼자 두지 마세요.
그 사랑의 자리에, 당신이 있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