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탈을 쓴 본능, 러브버그 이야기》

《러브버그, 사랑이라는 이름의 아이러니》

by 손샤인

‘러브버그(Lovebug)’라는 이름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달콤한 사랑 이야기가 떠오른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곤충 같기도 하고,

연인처럼 붙어 다니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실체를 들여다보면,

그 이름과는 너무도 다른 기묘한 진실이 있다.


러브버그는 붉은 가슴과 검은 몸을 가진 작은 곤충이다.

이들은 짝짓기를 하며 꼬리로 연결된 채 공중을 날아다닌다.

그 모습만 보면 마치 서로의 삶을 붙들고 날아다니는

운명적인 커플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아니, 많이 다르다.


짝짓기는 최대 72시간 가까이 지속되고,

그 끝엔 죽음이 따른다.

수컷은 짝짓기 직후 생을 마감하고,

암컷은 그 죽은 수컷을

몸에 달고 날아다니는 모습이 종종 관찰된다.

사람들은 묻는다.

“사랑해서 그러는 걸까?”


아니다.

자연은 감정보다 기능을 택한다.

수컷과 암컷은 물리적으로 분리되지 않아서

그대로 함께인 듯한 형국일 뿐이다.

사랑처럼 보이는 장면은 사실

차가운 생물학적 메커니즘의 부산물이다.


게다가 러브버그는 해마다 대량으로 출몰하며

자동차 유리를 덮치고,

산성 체액으로 도장을 망가뜨리기까지 한다.

플로리다에서는 이들을

‘사랑벌레’가 아닌 ‘공포의 계절’로 기억한다.


사랑은 늘 아름답고 애틋한 것일까?

러브버그는 조용히 속삭인다.

“사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그 본질까지 따뜻하다는 보장은 없어요.”


사랑의 탈을 쓴 본능,

그 안에 숨은 서늘한 생존 전략.

러브버그는 오늘도 날아다닌다.

짝짓기와 죽음 사이,

그 짧고도 기이한 로맨스를 품고서.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엄마의 엄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