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실에는 VIP들이 자주 방문한다. 그들은 대게 선생들의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분들로, 신분은 학생이요 본분은 배움일 지언데 그에 대한 명분은 딱히 없는 자들이다. 즉, 공부에는 별 관심 없고 오로지 학교 탈출이 등교의 주 목적인 학생,그래서 교사들의 특급 관리대상인 학생!
그들을 교무실의 VIP라고 칭한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이가 바로,
20년 전의 '나'다.
가기 싫었다. 가서는 앉아 있기 싫었다.
매일 아침 일어나는 것도 힘들고, 듣고 싶은 수업도, 배울만한 학문도, 닮고 싶은 어른도 없었다. 친구는 있었지만 그마저도 큰 의미는 없었다. 대체 왜 존재해서 나를 괴롭히는가. 학교는 내게 그런 공간이었다. 특히 교무실은 더욱.
그러니까 등교하면서부터 죽상에 허구한 날 아프다는 핑계로 곧 잘 조퇴시켜 달라고 교무실로 향하던, 20년 전 교무실의 VIP 여고생 '나'의 소원은 딱 하나였다.
'학교망해라.'
하지만 학교는 망하지 않았고,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였다. 내가 학교를 나가는 것.
오로지 자퇴만이 살길이다.
나는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 지는 못했다. 생각은 많고 기분은 욱하고 행동은 짧은 자답게, '엄마 나 자퇴..'를 몇 번 외쳤다가 그 입 다물라는 엄마의 불호령에 책가방을 한쪽 어깨에 걸치고 운동화는 반쯤 구겨 신은 채로 번번이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고야 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