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두는 사람들
2018월드컵 경기를 친구들과 모여서 보기로 했다. 건대 앞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친구가 있어 이런 행사가 있는 날이면 늘 그곳 에서 친구들과 모였다. 3층짜리 건물에 2층을 쓰고 있었다. 계단 을 따라 올라가면 바로 오른편에는 아담한 야외 테라스가 있고, 왼 쪽으로 들어가면 실내가 드러난다. 축구를 볼 수 있는 스크린은 실 내에 있었지만, 야외 테라스에서도 실내가 보여 우리는 테라스에 자리를 잡기로 했다. 친구 호프집은 주메뉴가 닭요리였다. 후라이 드는 기본이고 근위 볶음이나 튀김 요리도 하는데, 친구가 만드는 튀김은 기름을 갈지 않았는지 색이 마음에 들지 않아 난 좋아하질 않았다. 먼저 도착한 친구와 나는 간단히 맥주를 마시는데, “야 우 리 회사에 친한 형이 있는데 글쎄 이번에 건설회사 회장 딸과 결혼 을 한데. 장인어른이 강남에 40평대 아파트를 해줬대, 역시 인생 은 한방이야”라는 친구의 말을 시작으로 수다를 떨었다. 또 회사에 서 아무리 일을 해봐야 직장인이 1억을 모으려면 10년이 걸리느니 마느니 하며, 신세 한탄을 쏟아 냈다.
나 같은 인간은 ‘진실한 사랑’ 운운하다가도, 나에게도 그런 기회 가 오면 결혼을 도피처로 삼을 마음이 내재 되어 있는 것 같다. 당 장 내일이라도 내가 넘어서기 힘든 재력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나 타나 “당신 이제 일하지 마. 내가 해외여행 분기별로 보내주며 편 하게 살게 해줄게.”라며 결혼하자고 한다면, 또 거기에다 외모까 지 내 취향이라면, 성격쯤이야 내가 맞추면 되지 않을까……? 하 는 생각?
하지만 그런 사람과 함께 산다면 과연 내 삶의 주체가 내가 될 수 있을까? 내가 누군가의 남편이고 또는 누군가의 부인이기 전 에 오롯이 내가 나인 채로 말이다. 결혼에 관해 능력이냐 사랑이냐 에 대한 갈림길에 서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모든 선택에는 각 각의 장단점이 있다. 어떤 사람을 만나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느 냐에 대한 고민인데, 물론 돈이 많은 사람과 결혼해서 잘사는 사람 도 봤고, 얼마 못 살고 이혼하는 사람도 봤다. 하지만 확실한 사실 하나는 스스로 자생할 수 없는 삶은 불행해지기 마련이다. 돈이 많 은 사람과 결혼했다 해도 자기 스스로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능력 을 갖추지 못한다면 불안한 삶을 살게 된다. 믿을 수 있는 건 그 사 람의 변하지 않을 마음뿐인데, 만약 마음이 변해 내가 이 사람에게 버림을 받는다면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지?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돈이냐 사랑이냐보다 더 큰 딜레마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역시 회사를 관두지 못하는 이유와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