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두는 사람들
혼자 사는 것에 단점을 꼽자면 혼자 잠드는 밤을 단점으로 꼽고 싶다. 불 꺼진 공허하고 적막한 방안이 가끔은 무섭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다 악몽이라도 꿔서 새벽에 일어나는 날에는 TV를 켜 서 소리를 낮춰놓고 눈을 감지만, 그럴 때 옆에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어릴 때는 터가 안 좋은 건지, 수맥이 흐르는 건지, 이상하게 자주 가위에 눌렸다. 혼자 자다 가위에 눌려 손끝 발끝에 최대한 집중해 발버둥 쳐서 일어나면, 엄마를 부르며 큰방 에 가서 잤었는데 그때 ‘괜찮아 아들~’하며 품어주던 엄마의 품은 전쟁이 나도 나만은 살 것 같은 그런 안정감이었다.
어제는 새벽 4시 잠에서 깼다. 이유는 꿈에 내가 키우는 강아지 해피가 거대하고 무섭게 변해서는 나를 쫓아왔다. 황급히 건물에 숨어 있는데 해피는 코를 킁킁거리며 나를 찾아냈고, 나는 재빨리 계단을 찾아 4층, 5층, 10층에서 옥상까지 올라갔지만 해피는 역 시 지치지도 않고 따라 올라왔다. 옥상의 막다른 구석에 몰려 무섭 게 으르렁거리는 해피를 피해 할 수 없이 건너편 건물로 뛰어내리 다 “아!!!” 하는 짧은 비명과 함께 잠에서 깼다.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고, 재빨리 옆에 스탠드를 켜고 방안을 둘러 봤는데, 저 구석 에 똬리 틀고 세상모르고 자고 있던 현실의 해피만이 멀뚱멀뚱 나 를 한심하게 쳐다볼 뿐이었다.
그 순간에는 모든 게 다 무서워 보였다. 방 한쪽 걸어둔 검은 롱 패딩이 저승사자처럼 보이기도 하고, 전신 거울에는 무언가 휙~ 하고 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해서 재빨리 TV를 켜 고 홍차를 타가지고 와서 책을 좀 보다 두어 시간이 지나고서야 다 시 잠이 들었다. 그런 새벽은 나 혼자만이 존재하는 시간이다. 그 새벽에 전화를 걸 사람도 없을뿐더러 누구에게도 투정 부릴 수도 없는, 오로지 혼자 견뎌내야 하는 시간. 유치하게도 그런 공포의 시간을 보낼 때면 결혼을 하고 싶어지는 이기적인 내가 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