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두는 사람들
겨울이 끝나 가는데, 힘든 시절 다 잊었는지 주변 사람들이 이별
을 한다. 그렇게 단단하던 커플이 너무나 허망하게 서로 다른 길을
걷는단다. 내 호기심 따위를 해결하려, 왜 손 놓았냐고 묻지 않았
다. 헤어졌다는 말에 “그래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술이나 한잔
하자”라고 약속만 잡았다. 참 애석하다. 그리 단단하게 쌓아 올라
가던 친구들이 무너지는 걸 보면,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구나,
사랑이란 것이 쉬운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타인에게 ‘힘들다’라고 털어놓는 일이 참 어려
운 일이라 느낀다. 입이 가벼운 사람에겐 더더욱……. 그래서 요
즘 어떻게 지내? 라는 질문에 “괜찮아요.” “뭐 그럭저럭 잘 지내
죠.”라고 팥 없는 붕어빵을 건넬 뿐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그렇게 느껴지는데, 그래서 그런지 나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
들이 참 고맙게 느껴진다. 한때는 나에게 의지하려는 사람들이 귀
찮았었는데, 사실은 고마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