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두는 사람들
사람은 ‘혼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건강한 사랑을 할 수 있 다’ 또는 ‘외로울 때 사랑을 하면 안 된다’라는 말의 뜻을 알고 있으 면서도, 불쑥 혼자일 때 밀려오는 공허함과 외로움에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고, 기대고 싶고, 또 하소연하고 싶은 마음이 찾아온 다. 결국, 난 지금 불행하다는 결론을 내리는데, 그 원인 중 하나 를 현재 내가 하는 일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사람이 행복감을 느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평온한 상태일 때기도 하지만, 무언가를 위해 쟁취하고 뛰어가는 과정에서도 행 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외로움은 목적이 없는 삶 에도 찾아온다는 뜻이다. 사람이 외롭다 느끼는 것은 꼭 인간관계 의 부재 때문만은 아니다. 현재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고, 미래의 불안함 때문에 인간관계에 더 집착하는 것이다. 결코, 외로운 것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상대가 없어서가 아니 란 걸 알았으면 좋겠다.
예전 음악을 하던 친구를 따라 피아노 독주회를 다녀온 적이 있 었다. 피아노 독주회는 딱히 관심이 없어서 피아니스트 ‘임현정’이 누군지도 몰랐었다. 하지만 객석에 앉아 그녀의 연주를 보는 내내 인상이 깊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정류장에 앉아 한참 그녀의 기사를 찾아봤었다.
그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다. 한국 인 최초로 빌보드 클래식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고, 세계 적인 피아니스트라는 기사들이 수두룩했다. 그중 한 기사에서 ‘내 외로움의 원천을 사라지게 한’ 어느 인터뷰를 만나게 된다.
기자가 피아니스트 임현정에게 대략 이런 질문을 했다.
“어떻게 그런 연주가 가능한가요?”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사교활동을 일절 하지 않고 음악에 집 중하면 가능하죠. 음악과 나 사이를 보호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 면 내가 아닌 세상 사람들의 코드에 맞춰서 연주하게 되니까요”
몇 년이 지나도 “음악과 나 사이를 보호해야 해요” 저 말이 잊히 지 않는다, 뭐든 시작은 쉬워도 그것을 지켜내는 일은 참으로 어렵 다. 나도 홀로 방안에 앉아 글을 쓰는 내 삶이 처량하고 외롭다 느 껴질 때마다,
외로움에 펜을 놓고 싶을 때마다,
저 말을 되뇌면 이상하게 외로움이 사라진다.
도서 <거리를 두는 사람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