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일 권리

거리를 두는 사람들

by 손씨

사랑은 상대의 자유를 존중해 주는 일이다. 조금 쉽게 말해 나에 게 거리를 둔다 해도 나는 그것을 서운해하지 않고 존중해줘야 한 다는 뜻이다. 여태 사랑하면 내 욕심에 상대를 소유하려 들었다. 그럴싸하게 포장해서 사랑하려면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는 거라 며, 상대가 나를 위해 자유를 포기하는 것에 더해 희생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지금 내 옆자리가 비어 있는 것으로 내 방식이 틀렸단 걸 뒤늦게 깨닫는다.


영화 에는 이런 말이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세 개의 삶을 산다. 공적인 하나, 개인적인 하나, 그리고 비밀의 하 나” 즉 내가 몰라야 하는, 간섭하면 안 되는 삶도 존재하는 것이다. 가끔 연인들은 온종일 일과를 보고하거나, 핸드폰을 수시로 검사 하는 등 이런 행위를 사랑해서 그런 것이라며, 당당하게 사랑이라 말한다. 하지만 본인도 알고 있다. 불안하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확인하지 않으면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믿음과 존중이 빠져 있 는 관계는 본인만 모를 뿐이지 끝은 이미 정해져 있다.


한 집에도 굳이 두꺼운 벽을 쳐서 여러 개의 방을 만든 이유는, 당연하지만 사람마다 그 누구에게도 함부로 침범당하지 않을 나만 의 독립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서운하지만 그 서운한 거리를 지켜줘야 한다. 독립된 존재로 자유 를 인정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그럴 수 있으려면 내 낮은 자존감 때문에 날 떠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구속하고 잡아둔다는 것 을 스스로가 인정해야 한다. 행복한 새는 새장을 열어도 날아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만약 놓았을 때 달아나는 것은 애초에 인연이 아닌 것이 아니라 내가 떠날 인연으로 만든 것이다.


뻔하지만 세상 모든 살아있는 것은 행복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 무엇도 나를 위해서 희생하거나 불행할 운명으로 태어난 것은 단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즉 내 옆에 사람도 행복할 권리가 있고, 내 옆에 있는 것이 불행하다면 언제든 떠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내 이기심이 상대를 불행하게 만든다. 사랑한다면 거리를 줄 수도 있 어야 한다. 거리를 인정한다. 사랑이니까.





도서 <거리를 두는 사람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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