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사람 때문에 힘든 이야기
Q : 우리 아이 별명은 엄마 껌딱지입니다. 집에 오면 딱 붙어서 떨어지지를 않습니다. 할 일도 많은데 정말 성가시고 피곤합니다. 얼마 전 동생이 생겼는데 그 이후로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내가 아이에게 뭔가 잘못하고 있나, 내가 아이에게 애정을 충분히 못주고 있나 고민도 해 보는데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우리 아이 왜 이러는 걸까요?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걸까요?
A : 아이들 중에 유난히 엄마에게 꼭 붙어있는 아이가 있습니다. 엄마를 싫어하는 것 보다야 좋겠지만 너무 붙어 있으니 엄마는 힘이 듭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아이가 애정 결핍이라고 쉽게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말에 엄마는 참 억울합니다. 그동안 남들 못지않게 애정을 주고 있다고 자부하며 키웠는데 말이죠.
결론부터 말하면 애정 결핍 등 아이에게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모습은 특정 유형의 아이에게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 사람을 참 좋아하는 아이.
- 무엇이든 혼자 하기보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아이.
- 애교가 많은 아이.
- 엄마나 친구 등 다른 사람을 잘 돕는 아이.
- 붙임성이 좋아 새로운 친구도 금방 사귀는 아이.
이런 특징을 보이는 아이들이 이번 사례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곤 합니다.
이 아이들은 왜 이런 모습을 보일까요?
이 유형의 아이들은 친밀함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기와 관계있는 사람과는 친해야 합니다. 주변 사람 중 가장 관계가 있는 사람이 바로 엄마이고 엄마와 아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것은 이들에게 당연한 것입니다. 또한 친밀함에 대한 표현으로 늘 함께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 유형의 아이들은 사람에 대한 욕심이 많습니다. 친구 관계에서도 욕심이 많은데 친구 사이에서 자기가 친구가 가장 많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친구에게 자기가 가장 친한 친구이기를 원합니다. 이런 모습이 엄마나 아빠에게 동일하게 나타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에게 가장 중요하고 가장 친밀한 사람이고 싶은 마음이 엄마와 꼭 붙어 있게 하는 이유가 됩니다. 또한 나에 대한 엄마의 사랑의 표현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런 유형의 아이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우선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왜 이렇게 엄마를 힘들게 해 네 방에 가서 혼자 좀 놀아”
“너 때문에 엄마가 일을 못하겠잖아 그만 좀 엉겨 붙어”
등의 표현을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표현이 아이에게 엄마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이해하여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표현 대신에
“00야 지금 엄마가 00를 위해 밥을 해야 하거든 밥하는 동안 방에서 놀고 있으면 맛있는 밥 해서 엄마랑 같이 맛있게 먹자”
“00야 엄마가 지금 청소를 해야 되는데 엄마 좀 도와줄 수 있을까? 00이 방에 가서 정리 좀 해 줄래?”
“00야 엄마가 지금 많이 피곤한데 잠깐 쉬면 이따가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는데 그동안 방에서 혼자 놀 수 있을까?”
등의 표현으로 지금 아이가 엄마로부터 떨어져야 하는 이유를 미리 얘기해서 아이에 대한 엄마의 애정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충분히 알게 해야 합니다.
잠깐 엄마에게서 떨어져서 혼자 노는 것이 엄마를 위하는 것이라면 엄마로부터 잠시 떨어지는 것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껌딱지처럼 엄마에게 꼭 붙어 있는 아이는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가 아니고 성향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특히 엄마를 많이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아이와의 거리를 둘 필요가 있을 때 아이에게 엄마를 도와달라고 도움을 요청한다면 아이는 마음이 상하지 않고 엄마는 엄마의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런 성향의 아이에게 함께 함에 있어 충분함은 없습니다. 가능한 많은 시간과 많은 애정을 주는 것이 아이를 위하는 것입니다.
엄마를 졸졸 좇아다니는
아이 귀찮기도 하겠지만
아이가 보내는 엄마에 대한 사랑의 메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