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승태 Apr 08. 2020

아빠 제발 잔소리 좀 그만....ㅠㅠ

피가되고 살이 되는 아빠의 잔소리

                                                                                                                                                                       

출처 : 웹진 잔치

Q :

"얘들아 다 나와봐"

"뭐가 보이니?"

"신발요"

"어떻게 되어 있지"

"어질러져 있어요"

"그럼 어떻게 해야 돼?"

"정리할게요"

저희 아빠가 퇴근하실 때면 종종 일어나는 일입니다.

우리 집은 늘 현관 신발이 정리되어 있어야 돼요.

그렇지 않은 날이면 이렇게 피곤해지는 거죠.

"물 많이 쓰지 마라"

"방에서 나올 때는 불 끄고 나와"

등등 잔소리가 끊이지를 않습니다.

우리 아빠 왜 이러시죠? 정말 힘들어요.


A : 이런 모습의 아빠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보게 됩니다.

모 방송국에서 방송되고 있는 고민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에서는 자주 만나게 되는 아빠의 모습입니다.

왜 저렇게까지 하나, 참 피곤하게 산다라고 생각되기도 하는 모습들......

이 아빠는 왜 이렇게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어떤 사람들이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지 알아보면

-  원칙과 규칙이 중요한 사람

-  정해진 것은 꼭 지켜야 하는 사람

-  옳고 그름을 강조하는 사람

-  잘못된 것을 보면 꼭 바로 잡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  예외 없이 고지식한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그럼 이들은 왜 이렇게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걸까요?


우선 내 주장이 아닌 옳은 것을 이야기합니다.

이들에게

"아빠 잔소리 좀 그만하면 안 돼?"

 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아빠는 많이 억울합니다. 내 생각을 말하거나 고집하는 것이 아니고 그저 옳은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맞는데 왜 이게 잔소리가 되는 것인지......

맞습니다. 이들은 자기주장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옳은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이들의 잔소리는 멈추지 않는 것이 아니고 멈출 수가 없는 것입니다.

"신발 정리하는 것이 맞잖아. 맞는 줄 알면 정리를 해야지. 안 하는 사람이 문제지 하라고 하는 사람이 문제인 건 아니잖아"라고 말합니다. 이 말 역시 맞는 말이죠...ㅜㅜ

맞습니다. 옳은 것을 옳다 하는데 그게 왜 문제겠습니까. 다만 누구나 그 말이 옳다는 것은 알지만 실천하기가 어렵고 또는 실수하거나 놓칠 수가 있는데 이 부분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이죠.


옳은 행동만이 아니라 옳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어느 날 현관을 들어오다가 아빠의 말이 생각나서 정리를 하고 들어왔습니다.

퇴근하는 아빠를 보며

"아빠 오늘 현관 봤어? 신발 정리 잘했지?"

라고 말했을 때 이 성향의 아빠들은 보통

"그래? 이번 한번 한 거잖아 내일도 하나 봐야지"

완전 김이 빠집니다. 그냥 잘했다고 하면 될 것을......

아빠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빠가 원하는 것은 신발이 정리되어 있는 것보다 자녀가 신발을 정리하는 정돈된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뭔가 한번 행동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런 행동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굳이 가족들을 현관으로 불러내서 신발을 정리하게 하는 불편함을 감수합니다. 이런 성향의 아빠도 그냥 자기가 신발 정리하고 들어오는 것이 가족들을 다 불러서 잔소리하고 정리시키는 것보다 쉽습니다.

하지만 정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기에 이런 번거로움을 감수합니다.


포기하지 않습니다.

보통의 경우에 몇 번 이야기해서 안되면 그냥 포기하거나 자기가 하고 마는 경우가 마는데 이들의 경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들의 하고자 하는 것은 정리가 안된 상황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고 정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이기에 정리되지 않은 모습을 볼 때마다 이야기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 역시 이들의 고집이 아닙니다. 옳은 것을 옳다고 이야기하는 것뿐입니다. 내 생각이나 주장이라면 포기하거나 외면할 수 도 있겠지만 옳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이들의 이런 태도는 시민 단체에서도 종종 보게 됩니다. 잘못된 사회 현상이나 제도에 대해 개선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옳은 것을 외치는 모습이 바로 이들의 모습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옳은 것이기에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인정해야 합니다.

이런 성향의 사람들을 대합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이 인정하는 태도입니다. 두 가지를 인정해야 하는데

첫째. 그들의 이야기가 옳은 것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 이유는 이들의 잔소리가 듣기에 만만치가 않습니다. 반복적이고 강한 어조의 잔소리를 듣다면 듣기 싫어지고 그 내용까지 거부감이 들게 됩니다. 이때 귀는 거슬리더라도 내용까지 거부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들의 말은 대체로 옳은 말이고 실천해야 하는 말입니다. 듣기 싫은 말이라고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실천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자기 자신에게 유익합니다.

"네 아빠 지금 바로 정리할게요"

라고 바로 행동하면 됩니다. 핑계 대지 말고.


두 번째.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를 인정해야 합니다.

이들의 말이 옳다고 해서 다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알지만 잘 안되고, 실수도 하고, 잊어버리고도 합니다. 때로는 알면서 하기 싫을 때도 있습니다.  또한 이 성향의 사람들 역시 자기는 종종 실수하고 놓치곤 합니다. 사람이기에 완벽할 수 없습니다. 이런 불완전함을 인정해야 스트레스가 줄어듭니다.

다시 말해 내용이 옳음을 인정하고 그대로 실천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또한 인정해야 노력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이들을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어느 누가 완벽하게 옳은 행동을 할 수 있겠습니까. 누구나 부족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이들은 잔소리를 할 겁니다. 그럴 때마다 신경을 쓴다면 그 스트레스는 우리를 매우 힘들게 만듭니다. 그래서 잔소리에 대해 무감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참 잔소리 많은 아빠. 아빠도 잔소리를 즐기고 있지 않음을 알아야 합니다. 옳은 이야기를 하고 있고 가족들이 옳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기를 원할 뿐입니다.

아빠는 아빠의 잔소리가 계속되어야 하고

나는 그 잔소리를 인정하고 행동이 개선되도록 노력하면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옳은 행동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옳은 행동만을 할 수는 없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 가지를 오래 못하고 금방 실증내는 우리 아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