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거센 어느 날,
손 잡고 길을 걷다가
갑자기 신기한 걸 발견한 듯 재잘거린다.
"엄마 바람을 뚫고 걸어가다보면 갑자기 바람이 비어있는 순간이 있지 않아?"
당최 공감이 안 되지만 잔뜩 궁금해 해줬더니 신이나서 부연을 하는데, 더욱 모르겠는 '비어있는 바람' 이야기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지금 그 이야기 엄청 시적이다. 잘 풀어내면 또 최우수상 받겠는데." (초3때 운문 최우수상 받은 게 인생 최고 자랑인 아이 맞춤형 멘트)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걷다보면
바람이 비어있는 순간을 마주한다.
꽉 찬 바람의 틈새를 느끼는 것
걷는 동안
여기까지 완성했다.
마저 완성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비어있는 바람' 덕에 꽉 찬 오후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