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지기가 들려주는 창업이야기 1
취미도 즐기고 돈도 벌고, 공방 창업이나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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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하는 취미생활에 푹 빠져 지내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해봤을 법한 생각
직장인들이 '회사 때려 치우고 치킨집이나 차릴까?' 쉽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 공방 저 공방 다니며 경험을 쌓아온 취미 부자들은 '공방 차릴까' 소리를 쉽게 한다.
그리고 이내 궁금하다.
' 저 공방은 얼마나 버나?'
본인이 지출했던 비용들을 계산하며 한달 벌이를 가늠해 보고, 희망을 본다.
그러면 또 궁금해진다.
'공방 차리려면 뭘 준비해야 하나'
'창업 비용은 얼마나 들려나'
덜컥 창업부터 해버리지 말고,
일단 뭘 준비해야 하는지부터 이야기해보자.
공방 창업 전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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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工房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공예품 따위를 만드는 곳'이라고 나와있다. 의미대로라면 장인의 작품활동 공간쯤 되겠다. 하지만 요즘 우리가 생각하는 공방은 '공예품 만드는 법을 배우는 곳'이라는 의미가 추가돼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작업공간에 그쳐선 안된다.
가르치는 것이 필수다.
공예를 어느 정도 배웠다고 해서 무턱대고 누굴 가르칠 수는 없다. 재주가 좋은 것과 정보를 전달하며 가르치는 것은 별개의 문제기 때문에 공방을 차리기로 마음 먹었다면 가르칠 내용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커리큘럼을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련과 구상의 단계)
소품을 잔뜩 만들어 소품반 형태로 꾸려가든, 초급중급고급 단계를 나누어 운영하든,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경험삼아 원데이클래스를 운영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르칠 내용이 오롯이 나의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를 내는 경우엔 본사의 커리큘럼에 따라 그곳에서 제공하는 재료로 수업만 하면 되겠지만, 독자적인 공간을 열 생각이라면 나의 선생님과, 동종의 다른 공방에서 이뤄지는 수업과는 '다른' '나만의 커리큘럼'을 짜야 한다.
나의 수업내용을 만드는 게 1번이다.
프랑스자수뿐만 아니라 모든 공예활동은 개인의 디자인 영역으로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그렇다.
논란을 유발하지 않으려면 독자적인 작품과 구성으로 수업을 꾸려야 한다. 그래야 당당하게 오래오래 수업할 수 있음을 명심히자.
나는 프랑스자수를 공부할 때 5단계 정도로 나뉘어진 클래스를 들었고 수업을 듣는 동안 기초자수반 정도의 커리큘럼을 내 나름대로 짜두었었다. 그땐 말 그대로 취미생활이어서 공방을 창업하려는 목적으로 커리큘럼을 짰던 던 아니었고, 선생님 수업을 들으며 갸웃했던 부분들을 수정하다보니 나온 결과물이었다. 가령 기초에서 배우기에 어려운 기법, 고급에서 배우기는 너무 수월한 기법 등을 체크해두었다가 순서 조정해보았는데 꽤 괜찮은 기초스티치 커리큘럼이 나온 것이이다.
대학강의 들어가기 전 교안 짜던 습관을 취미 생활에 적용했다가 나온 결과물이기도 했다.
수업을 연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홈클래스, 보조강사, 봉사활동, 카페수업 등 강의 연습 단계)
나만의 커리큘럼이 만들어졌다면 바로 수업을 할 수도 있겠지만, 돌 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하는 법! 공예를 가르치는 일이 나와 맞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본격 사업을 하기 전 경험 쌓기의 시간인 것이다.
나처럼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직업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비교적 시작이 쉽겠지만, 내가 아는 지식을 누군가에게 전달한다는 게 어려운 사람들도 많다. 그런 분이라면 더더욱 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나는 내 블로그와 지역 카페에 취미모임(재료비 정도만 받는), 재능기부 등을 홍보하고 원데이클래스를 시작했다. 요즘은 스승님의 출강길에 보조강사로 따라가는 경험도 많은 것 같으니 그러한 기회를 적극 활용해 수업 경험을 쌓아가야 한다.
원데이클래스는 주로 홈클래스로 진행했는데, 아이가 등원한 오전 시간을 이용해 일주일에 1, 2번 수업을 열었다. 소정의 재료비만 받고 진행한 말그대로 재능기부 같은 수업이라 금전적으로는 되려 손해도 많았지만, 이때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수업하기 괜찮은 카페에서 시작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내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알고 지낸 분의 카페에서 양해를 구하고 주1회 수업을 했었는데, 타인의 집에 방문하길 힘들어하는 분들도 오실 수 있어 좋았다. 공간도 훨씬 아름답고.
그 무렵,
나의 가르침이 필요하다 하는 곳에는 일단 갔다.
아직 사업 시작 전이라는 생각에 돈벌이는 생각지 않고, 재료비 정도만 충당되면 강사료 하나 없이 수업해드렸다. 각종 단체의 동아리 활동이 주 고객님이었다. 이때의 경험과 인연이 창업 후에 큰 밑천이 된 건 말할 것도 없다.
공방 창업 전
나만의 커리큘럼을 짜고 수업 연습도 충실히 해보았다면,
이제 사업자 등록을 하러 가도 좋다.
홈클래스에서 벗어나 공방을 월세로 얻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