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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냐 Oct 26. 2023

모스크바도 가을 감성 야무지게 챙깁디다

모스크바 페레젤키노 작가 마을 소개

가을이 되면 생각나는 곳이 있다.


물에 젖은 낙엽잎 냄새가 향긋하게 나는 숲 아래, 고요하면서도 편안한 기분으로 걸을 수 있는 곳. 그러나 외롭지 않은, 또 괜히 예술적인 감성이 차오르는 곳.


바로 모스크바의 페레젤키노 작가마을이다.



모스크바에는 걸을 수 있는 공원이 참 많다.

시내 어디서든 쉽게 산책할 만한 공원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이곳도 그런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곳이 조금 더 특별한 건, 완전 시내 중심부에서 조금은 떨어져 있어 조금은 여행하는 기분이 나기도 하고, 장소 이름조차 '작가 마을'이니 이미 이름부터가 가을과 굉장히 어울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작가 마을 안에 있는 '창작의 집'이 요즘 모스크바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핫플'이 된 것도 그래서일 것 같다.


가을에 걷기 딱이고, 무엇보다 '창작의 집'을 구성하는 건물 내부에도 볼 것이 많으며, 식당 역시 매우 느낌 있다.


오늘은 그런 '창작의 집'을 소개해볼까 한다.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소개>

창작의 집은 작가들의 마을 페레델키노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소비에트 시대에 리트폰드가 소유했던 이 건물은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낡은 채로 유지됐었습니다. 한때 작가들이 살았던 낡은 본관 건물은 호스텔로 사용되었고, 영화관, 도서관, 식당이 있던 유명한 클럽은 중형 레스토랑이 되었다가 완전히 문을 닫았었으나, 2020년 봄에 창작의 집은 변화했습니다. 어떤 모습이었을지 살펴보세요!

2020년 8월, 페레델키노의 자율적 비영리 단체인 '창작의 집'의 노력 덕분에 본관은 수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그 이후로 창작의 집은 문학 및 문화 관계 증진을 목표로 하는 대규모 공공 프로그램을 갖춘 영구 창작 레지던스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https://maps.app.goo.gl/sDHezmeaZi5a5qT48


대략적인 정보를 보았고!

이제 한 땀 한 땀 창작의 집에 있는 건물들을 먼저 둘러보겠다.

창작의 집 안에 있는 Historical Campus


이곳에 작가들이 살고 작업을 하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기획 전시가 열리고 있다.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집밖엔 아름다운 산책길이 있는데! 사는 건물은 또 이렇게 중세스럽고.. 영감이 막 떠오를 것만 같은 기분이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클럽 빌딩이 메인 핫플이다.

요 안에 들어가면, 카페도 있고 책을 읽을만한 공간도 있다. 여름에는 이처럼 베란다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한다.


Club Building 테라스 공간
Club Building 밤에 찍은 샷!
내부. 기획 전시가 열리고 있다.


건물 안에 들어가면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 뭔가 느낌 있다. 시간이 늦어서 들어가 보진 않고, 오른쪽에 있는 카페를 둘러보았다. 가을 하면 책인데, 밖에서 산책하면서 가을 정취를 느끼고 이 카페에 들어와서, 책 읽고 가면 딱 좋은 '가을 코스'가 되겠다 생각했다.





다음은 밖으로 나와서, 진정 가을을 즐겨볼 시간이다.

사진만 봐도 가을 정취가 한껏 묻어나, 글을 쓰는 지금도 괜히 마음이 편안해진다.



길에 나와서 곧장 마주한 이곳은 바로 식당이다.

어떻게 조명을 이렇게 가을스럽게 했을까?

https://maps.app.goo.gl/iHXaVnHYK1BFvY5H7


러시아 식당들답지 않게 대기가 제법 있었다. 나도 한 30분을 기다렸는데, 다음부턴 예약을 하고 와야겠다 싶었다. 대기가 긴 건 창작의 집이 핫해서 사람들이 몰린 것도 있지만, 주변에 식당이 마땅치 않아 그렇기도 할 것 같다 생각했는데, 웬걸? 맛도 좋았다.


러시아 사람들도 참 식당 인테리어를 잘하는 것 같다. 커피와 간단한 식사를 꽤나 만족스럽게 하고 왔다.




그리고 야외에 있는 숲길도 참 걷기 좋았다. 가을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다. :)

어쩜 나무를 이렇게 만들어뒀을까? 생각하며 앞에서 수줍게 사진을 찍어보았다.


우리나라로 치면 정자 같은 공간!

이런 귀여운 공간 아래, 엄마와 아이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입구에 던져놓은 킥보드가 귀엽다.


아래와 같이 이런 재밌는 공간도 있었다. 책 상점이라고 해서 오래된 책을 팔기도 했고, 엽서와 마그닛을 살 수도 있었다. 장작을 때우고 있었는데 장작 향이 더해져 가을이 괜스레 더욱 물씬 느껴진다. 마음에 쏙 드는 엽서가 있어 기념 삼아 하나 사보기도 했다.


알고 보면 감성 제대로 챙기는 이나라 사람들.

괜히 예술의 나라가 아니라는 게 이럴 때 느껴진다.


러시아에 지내며 느끼는 좋은 점 중 하나는, 사람들이 매 계절의 특성을 살려, 이곳저곳을 꾸미고 그 계절을 한껏 즐기고자 하는 노력들이 여기저기에서 느껴진다는 것이다.


남은 이 계절엔,

또 어떤 가을을 느끼고,

또 어떤 가을을 기록에 남기게 될지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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