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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냐 Oct 17. 2023

러시아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어요

러시아/무르만스크ㅣ가성비 오로라를 찾으신다면 여기로!

한국에서는 설날 연휴 첫날이었던 23년 1월 21일이었다. 모스크바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무르만스크로 출발했다.



시내에서 제일 먼 도모데도보 공항. 내부는 처음 가봤는데 체크인 전 갔던 푸드코트 하나는 제일 마음에 들었다.


모스크바에서 무르만스크까지 가는데 왕복 티켓 8천 루블(16만 원가량)이 들었고, 편도 3-4시간 정도 소요됐다.


다 와갈 때쯤 보였던 무르만스크의 땅.


하얗게 덮인 땅들이, 중간중간 보이는 산들과 언덕 지대가 모스크바와는 사뭇 다르다 생각했다.


무르만스크 공항


공항에 착륙해서, 본 공항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모스크바로 돌아갈 때 보았던 ‘출발(Departure)’하는 곳은 그나마 괜찮았는데, ‘도착(Arrival)’하는 곳은 정말 버스터미널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작았다.


여기로 나가는 거 맞지..?


하면서 쓱 작은 문을 통과하니 바로 밖이 나왔고 버스 정류장 같은 작은 규모에 놀랐다.


얀덱스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고, 시내까지는 약 40분 정도, 800 루블 정도 소요됐다.


우리가 잡았던 숙소.


대학원에서 만났던 중국인 친구 한 명이 본인이 묵었던 아파트 진짜 좋다고 하면서, 에어비앤비 같이 아파트 공간 2곳을 운영하는 사람의 연락처를 줬었다.


3명이서 하는 여행이었기에 방이 3개인 곳을 예약했는데, 웬걸, 호스트가 관리를 잘못했다고 우리가 원하던 숙소를 다른 사람이 쓰고 있다면서 방이 2개인 이 아파트를 배정해 주었다.


방이 하나 줄었는데 사과도 받지 못해 기분이 영 찜찜했는데 내부는 더욱 당황스러웠다. 중국인 친구가 부자 같아 보여서 믿었는데, 웹사이트에서 본 사진도 호텔보다 더 좋아 보였는데.. 웬걸, 호텔을 예약했어야 했다.


자랑스럽게 “내 친구가 추천해 줬어. 엄청 좋대!” 하며 잡은 곳인데.. 동행했던 친구들에게 괜스레 민망했다.


아파트 자체도 굉장히 소련스러웠는데(?) 바닥이 깨끗하지도 않았다. 또, 소파를 펼쳐서 침대로 사용했는데 자고 일어나면 허리가 아픈 매직을 맛볼 수 있었다.


더욱이 널려있는 빨래에서 수건을 가져다 쓰고 이불보를 우리가 직접 씌웠다. 옆집과도 방음이 전혀 되지 않아 옆집에서 보는 티비 소리가 고스란히 들렸던 곳. ㅎ

그래도 뭐.. 지나고 나서 부엌 공간 사진을 다시 보니, 친구들과 요리도 해 먹고, 술 한잔 걸치며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좋은 추억 나름 쌓고 올 수 있었던걸 생각하면.. 또 한편으로는 잘 있다 왔다 싶기도 하다. (역시 지나고 보면 다 아련한 것..⭐️)



휴대폰 잠금 화면에 내 위치가 gps로 이렇게 지구 위에 표시가 되는데, 새삼 ‘와, 북극과 정말 가까이에 있구나’ 싶어서 스크린숏 찰칵.


나중에 친구가 알려준 사실인데, 무르만스크는 여행할 수 있는 도시 중 가장 북쪽에 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북극이라지만 생각보다 날씨는 그렇게 춥진 않았다. 우리가 갔을 때가 마이너스 5도 정도였는데, 시내는 그리 춥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 사람들이 ‘무르만스크 왜가? 거기 가면 얼어 죽어!!!!!’ 했던 건 이유 없는 걱정이 아니긴 했다.. 여행 2-3일 차, 시내에서 조금 벗어나 북극 바람을 제대로 맞으니 체감할 수 있었다. (여행 2-3일 차에서 투비 컨티뉴드)





첫날은 여행 코스는 따로 없었고, 일정이라 하면 (1) 장을 보고 (사실 마실 술을 사고…) (2) 오로라를 보러 가는 거였다.


저녁 6시쯤 ‘오늘 저녁은 오로라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20시에 픽업 갈 수 있는데 가시겠어요?’ 하고 연락이 왔다.


8시쯤 오로라를 보러 출발했고, 약 1시간 정도 외곽으로 가서 내렸더니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


신기했다.

시내에서 고작 1시간쯤 달리니 초록빛 하늘이 펼쳐지다니.


내리자마자 본 오로라가 정말 선명했다. 조금 더 일찍 왔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기대하던 오로라의 첫인상이 강렬해서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5분 정도 지나니 희미해졌다. 신기하게도 흰 연기구름처럼 보였는데 카메라를 가져다대니 신기하게도 초록빛이 잘만 보였다.



그래서 사실 처음 그 순간은 ‘우와’하며 매우 감탄했지만, 이내 선명한 빛이 시라진 뒤로는 오로라보다는 하늘에 촘촘히 수놓아진 별들을 감상하는데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가이드 아저씨 말로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불빛이 있어서, 카메라로 보면 그 초록빛이 보이고 실제로 사람 눈으로 볼 땐 그 초록빛이 다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오로라 지붕 아래에 서 있다는 기분이 참 묘했다. 하늘과 매우 가까운 기분도 들고, 자연의 신비도 느껴졌다. 새삼 러시아엔 정말 다양한 도시가 있구나 싶어 있는 동안 더 많은 러시아 도시들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올라와있는, ‘오로라 보기’.


첫날부터 성공적으로 마치고 숙소에 복귀하였다. 러시아 사람들에게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인데, 이토록 아름다운 곳임을 안다면 러시아 사람들도 많이들 가지 않을까 싶다.


무르만스크에 오로라를 보러 왔는 첫날부터 오로라 헌팅에 성공한 우리. 이미 할 일의 절반을 한 듯했다.


하지만 진정한 무르만스크의 매력은 다음날에도 계속 됐다!!


자기 전에 친구들과 먹은 보드카 토닉과 라볶이



*참고 : 투어 가이드사 정보 *

무르만스크는 날씨와 길이 험해서 혼자 여행이 어렵다. 가이드를 반드시 끼고 가길 추천한다.


정말 만족스러웠던 우리 투어 가이드사, 대화내용에 있는 vk로 연락해도 되지만, 텔레그램이나 왓츠앱 연락 가능하다.



여기서 제공하는 여행 코스 옵션이 두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 1인당 27,000 루블 (약 54만 원)

- 허스키파크, 테리베르카, 오로라헌팅 2회


두 번째. 1인당 23,000 루블 (약 46만 원)

- 사맘(원주민) 집 가보기, 테리베르카, 오로라헌팅 2회


사맘 집 가보기도 땡겼지만, 뭔가 찐이 아니라 상업적으로 꾸며둔 곳 데려갈거같기도 하고, 개썰매는 한 번도 탄 적 없어서 더 액티브할 것 같은 첫 번째 옵션으로 선택했는데 너무 잘 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오로라 헌팅도 한 번만 가면 4천 루블 할인되니 참고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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