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원 생활의 이모저모ㅣ자기 계발
우리 회사는 보통 3-4년간의 홰외생활을 하게 되어 있다. 이 시간 동안 해외에서 어떻게 보면 '갇혀 지내게' 될 수도 있고 '새로운 걸 경험해 보며 살게' 될 수도 있다.
느린 듯 빠르게 흘러가는 나의 시간
나는 러시아 지역 전문가가 되기로 다짐했고, 여기서 지내는 3년 동안 러시아 이곳저곳을 다니며 내가 직접 보는 생생한 경험을 많이 해보며 살고자 마음먹고 오게 됐다. 그리고 실제로 이것저것 배워보기로 계획하고, 실천에 옮기고자 노력도 하고 있다.
첫 번째로 다짐한 건 언어 실력을 기르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언어는 실제 부딪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가진 지식 (문법, 어휘)가 늘어야 그걸 써먹을 수도 있다 보니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핑계일 수 있지만 어학연수를 할 땐 나의 시간 전체를 학업에 쏟다 보니 빠른 시간 내 실력향상이 가능했지만, 일을 하며 공부를 병행하기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지금은 야근하고 집에 오면 평균적으로 9-10시다 보니 쉬고 자고 다시 출근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덧 한주가 지나있다. 그래도 주말에는 조금 앉아서 공부를 하려 하는데 이로서는 부족하단 생각이 많이 든다.
그래도 한국에서 러시아어를 공부할만한 곳이 제한적이다 보니,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해 주는 튜터 선생님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보니, 주 1회라도 과외를 꾸준히 해보려 하고 있다.
다른 자기 계발로는 러시아어 역사 강의 듣기를 시작했는데, 공부를 하다 보면 재밌어서 수업 끝나고 복습 예습을 하면 시간이 4시간 훌쩍 가있는 것이다.
해외생활에서 어떻게든 뭐라도 건져가고자 하는 마음에 이거 저거 배우려고 노력도 하고 현지 여기저기 체험학습(?)이란 명분으로 주말엔 여행도 열심히 다니고 있다. 또 이런 와중에 틈틈이 운동도 (가아끔) 스케줄에 집어넣고 하다 보니 일주일이 어떻게 가나 싶을 때가 있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빨리 바쁘게 보내다 보니, 나의 주재 생활도 어느덧 절반이 흘렀고 시간이 참 빨리 간다는 사실에 종종 새삼 놀라곤 한다.
빠른 듯 느리게 흘러가는 나의 시간
어쩔 때는 한국에 돌아가려면 1년 반이나 남았네, 시간이 참 느리게 간다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주로, 내가 한국에 있었으면 이것도 배웠을 텐데! 이 자격 증도 따봤을 텐데! 하는 순간들이다.
요즘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와인 소믈리에 과정, 노무사 자격증 취득, 폴로리스트 창업반 수강이다. (참 나도 하고 싶은 것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광범위해서 그 취향을 종잡을 수가 없다.ㅎ) 이런 것들이 하고 싶어 질 때면 인스타그램 유튜브에서 정보를 찾아보기도 하고, 무료 강의가 있으면 수강도 해보고, 혼자 책을 펴서 공부를 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혼자서 해보는 데에 한계가 느껴지고 한국에 가서 실제 강의도 들으러 다니고 하면 참 좋겠다 싶을 때는 여기서 나의 시간을 묵히고 있구나, 한국의 갈날만을 기다려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도 든다.
이럴 땐 참 느리게 가는 주재생활의 시간이다. 그러니, 주재원 생활을 앞두고 있다면 내가 그간 하고 싶었던 것들을 최대한 많이 해보고 나올 것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어쩔 땐 이런 점에서 얼른 한국에 가고 싶기도 하고 아쉬움도 있긴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여기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배워보고자 한다.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은 또 지금뿐일 수 있으니 최대한 즐기고 현재에 집중해서 살아가야지, 하고 오늘도 마음먹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