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의 크리스마스 인 유럽
우중충한 로마의 모습에 살짝 실망하려던 찰나..
로마에서의 둘째 날 새벽, 호텔방 창밖으로 동이 터오고 있다. 엉~~ 오늘은 왠지 날씨가 좋으려나~
추적추적 비가 오던 로마만 보았다면, 정말 정말 아쉬웠을 것이다.
새벽을 지나 아침이 된 둘째 날의 로마는 어제와는 상반되게 너무나도 화창한 날씨를 보여주려 했다.
겨울이었지만, 봄 날씨가 연상될 정도로..
오늘 정해놓았던 일정은 바티칸 투어였는데, 호텔 조식 먹기를 포기하고 아침 일찍 참여를 해야 했기에
형 양이나 나나 과감히 투어를 땡땡이치고, 호텔 조식을 선택했다.
투어야 우리끼리 하면 되지 뭐~
여행이 하루하루 지나면서 체력 유지를 하며 여행을 하려면 절대 밥때를 놓치면 안 된다는 걸 깨닫고
있는 듯이 말이다. 거기에 호텔을 나가기 전 어제의 궂은 날씨에 고생한 우리 몸의 체력 보강을 위해서
서울에서부터 꼭꼭 싸갔던 쌍화탕도 한 병씩 드링크~드링크~
전날 저녁, San Marco호텔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호텔에서 테르미니역보다 가까운 역 하나를
발견해놓았었다. 인적이 좀 드물었던, 게다가 지저분하기까지 한 Castro-Pretorio 역 B선.
파리의 지하철이 더럽다, 지저분하다, 냄새난다 해도 누가 뭐래도 로마의 지하철이 그런 면에서는 甲(갑)!
그래도 우리에겐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역이었으니, 땡큐~
A선 Ottaviano-San Pietro 역에서 하차하여 바티칸시국으로 향했다.
바티칸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도시국가라고 하는데, 로마 속을 거닐며 여행자로서는 어디부터가 바티칸시국인지 정작 경계는 잘 모르겠었던 기억이 있다. TV 속에 교황님이 등장할 때마다 인파로 가득했던 성 베드로
광장.. 이곳에 내가 있다니.. 가톨릭 신자도 아닌 내가 가슴이 벅참을 느꼈다.
성 베드로 광장은 가톨릭에서는 신과 인간이 만나는 곳이라고 한다는데, 신께서도 광장에서 폴짝폴짝 뛰는
여자 두 명 만나보시죠!
로마를 여행했던 사람들이 입을 모아서 바티칸은 꼭 가보아야 된다라고 했던 이유가 성 베드로 대성당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건 성당을 들어서고서야 실감이 났다. 뭐라 표현하기 힘든 엄숙함과 그 크기를 가늠하기 힘든
웅장함, 우아함마저 느껴지는 아름다움 , 신성한 기운을 막 받을 것 같은 느낌..
지금까지 보아왔던 성당 중에 best of best..
심지어 지난 파리에서 보았던 성당이 이것의 아류인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었으니...
성 베드로 대성당은 그냥 감동이라고 하는 편이 맞겠다.
미켈란젤로의 아름다운 피에타상..
유리로 가려져있어 가까이 볼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멀리서 보아도 대단한 작품이란 건 알 수 있었다.
형 양과 나.. 우리 둘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데, 교황님 얼굴이라도 한번 보았으면 대박!
무한 영광이었을 것을~~
바티칸 하늘 아래서 그냥 상상으로만 만족하고, 성당을 나오며 기념품샵에 들렀다.
향후 종교를 갖는다면 가톨릭으로 하리라..라고 어느 때부턴가 생각했었는데, 이런 특별한 장소에 와서
묵주반지 하나쯤 간직하고 싶었다.
기어코 하나씩 사서 손가락에 끼고, 이날 이후로 이 여행이 끝날 때까지 항상 손가락엔 묵주반지를 끼고,
묵주반지에 둘러져있는 까만색 장식이 몇 개나 떨어져 나가고 , 몇 개나 남았는지 세어보면서 우리의 행운을 점쳐보곤 했다.
이제 , 세계 3대 박물관이라 일컬어지는 바티칸 박물관으로 향한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그 넓은 박물관을 걷고 걸어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만 보자고
걸었는데,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도착하게 된 방..
어디선가 스피커에서 낮은 음성으로 끝도 없이 앵무새처럼 " silence~" " silence~"를 반복했던 그 방..
침도 꼴깍~ 조용히 넘겨야 했던 그 방의 벽과 천장에는 바로 최후의 심판과 천지창조가 있었다.
그렇게 웅장하고 규모가 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입을 벌리고 한참을 앉아서 그림을 감상하고
나와서는, 어느 게 천지창조이고 어느 게 최후의 심판인지 헷갈려서 책을 보고서야 음~~ 그렇구나~~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란 걸 아는 것만도 용타~ 우린 정말 생각보다 무식했다..
이래서 바티칸 투어를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