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구름 걷듯 몽롱하다는
91세 아버지의 서울 나들이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듯싶다.
오랜만의 가족모임
8살 많은 형의 모습
13살 많은 매형의 모습
35살 많은 아버지의 모습에서
내가 가게 될 길을 짐작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음보다 더 빨리 늙어지는 육체로
어쩔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오기 전에
굳이 게을러지는 몸을 일으켜야 한다.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
“하루에 5분 웃는 것도 참 힘든 일이야...”
라는 아버지의 나즈막한 말씀에는
길고도 무료한 삶의 일상속에서
즐거움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노력으로만 얻을 수 있다는
당연하고도 힘겨운 삶의 교훈이 담겨있다.
<에피소드>
누군가 아버지에게 몇 세까지 살고 싶으시냐고 물으셨단다.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하셨다고 한다.
“ 할멈 살아있을 때까지”
그래. 내 옆에 그이가 있음에 감사하자.
오랜만에 카페에 모시고 갔다.
커피도 빵도 잘 드셨다.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