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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소이 Jun 05. 2022

[드라마 분석] 더킹: 영원의 군주

드라마작가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인물 중 한 명인 김은숙 작가의 작품 중 하나를 정주행해봤다. 사실, 김은숙 작가가 쓴 작품을 전부 봤는데 그중 이 작품을 가장 먼저 기록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감상과 세간의 평이 꽤 다르기 때문이다. 재밌게 봤는데 별로라고 하니까 더 자세히 보게 되는 기분이랄까?? 

+다행히 종영 후에 마니아층이 꾸준히 생기고 있는 것 같다. 역시... OTT의 힘!


뭐,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좋았다.' 


연출 백상훈, 정지현  극본 김은숙 제작사 화앤담픽쳐스

출연진 김고은 이민호 우도환 김경남 정은채 이정진 외 



대한제국 세계관.. 디테일 어쩔거냐구

'대한제국'만으로도 드라마가 만들어졌으면 할 정도로 디테일해서 좋았다. 일본과의 싸움에서 황실이 앞장서기 위해 부산을 수도로 정하고 황실의 일원은 모두 해군에 입대하는 설정, 전쟁이 없어 금강산까지 가는 기차가 있고, 자원이 풍부해 경쟁력 막강한 나라라니... 너무 마음에 들었다.  



1인 2역 가뿐한 연기력 천재들 

평행세계가 핵심인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답게 주연들은 대부분 1인 2역이다. 연기력이 어색하면 분위기 이상해지기 쉬운 지점인데... 은섭과 조영, 루나와 태을은 한눈에 보기에도 직관적으로 구별이 되어서 좋았다. 외모로 구분이 되는 게 아니라 자세, 표정, 분위기로 알아차릴 정도로 연기 디테일이 살아있었다. 복잡하다면 복잡한 평행세계 세계관을 최대한 쉽게 풀어낸 것도 5할은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이 아닐까 싶다.


로맨스의 경우도 불필요한 감정선 없이 깔끔하게 표현됐다고 본다. 오글과 설렘의 선을 넘나드는 김은숙 표 대사도 주연 모두 경력직이라 그런지 무리 없이 소화해 냈다. 소화만 해내면 대사 맛?이 좋은 필력이라 작품 몰입이 훨씬 잘되는 게 사실이라 굳 캐스팅이었다고 평하고 싶다. 섭남인 강신재 캐릭터도 과하지 않으면서 태을을 아끼는 감정표현이 느껴져서 좋았다. 




자연스러웠던 판타지 세계관 연출.. BUT

혹자는 CG가 어설펐다 말하지만, 내 눈에는 이 정도면 훌륭하지 싶었다. 특히 남주 등장씬이나 결정적인 장면씬이 멋있게 연출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한제국 장면에서는 궁인들 의상이나 궁 세트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잘 살렸다고 본다. 태을이 위험에 처해있을 때 백마 타고 구하러 온 장면을 보면 얼마나 임팩트 있는지...ㅎㅎ

아쉬운 점을 찾는다면 세계관 설명 비중이 너무 초반에 치중되어 있었다. 설명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1화가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 



2% 부족했던 주체적 여성에 대한 이해 

방영 당시 분위기가 한몫했다. 2% 부족했던 부분이 뻥튀기 논란이 되는 바람에 작품에 대한 평가가 잘 안됐다고 본다. 방영 초부터 구서령 캐릭터로 인해 지속해서 제기되던 김은숙 작가의 여성 캐릭터 표현 능력이 논란됐는데.... 작가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개연성으로 인해 납득이 될 만한 지점까지 방영 내내 지적됐다고 본다.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며 등장한 태을의 등장에서 보듯 이번 작품에서 작가는 자신이 말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 (도깨비 이후에 작가가 직접적으로 여성 캐릭터에 대한 지적을 알고 있으며 고치겠다고 말했다.)


물론, 시류에서 벗어나는 지점이 존재하기는 했다. 성공한 여성을 표현하기에 시대착오적이라 여겨지는 하이힐과 시스루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대표적이다. 꾸밈 노동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실용성 없는 꾸밈의 필요성이 논의되는 시대인데... 뭐랄까.... 여성들이 원하는 2020 여성 캐릭터의 모습이 있는데 작가가 2015년대 여성 캐릭터를 주야장천 그리다가 고치려고 노력해서 2018년대 캐릭터를 구현해낸 느낌?? (예시로 든거라 년도에 큰 의미는 없지만)  간단히 말하면 작가가 노력했으나 시대를 따라가지 못했다.


뭐... 이런 걸 다 포함해도 당시 논란은 과열된 게 맞지 않나 싶다.  


그만 먹어라 치킨....

거기다가 판타지답게 제작비가 많이 든다는 건 알겠지만... OTT 오리지널 드라마도 생겨나는 판에 시청자들은 더 이상 과도한 PPL을 흐린 눈 하지 못한다. 적당히 재치 있게 넘기는 건 당연히 시청자도 웃고 넘기지만 

더킹:영원의 군주는 검색하면 PPL로 망한 드라마라는 게시글이 여러 개 보일 정도로ㅠㅠㅠㅠ 과했다. 만나면 맨날 치킨만 먹고 황제가 먹는 빵이 프랜차이즈고 황제가 고급스럽다면서 캔 커피를 마신다....ㅎㅎㅎㅎ 


결론은 

타임슬립 물 좋아하면

평행세계 물 좋아하면

세계관 탄탄한 로맨스 판타지 좋아하면

PPL 흐린 눈 하고 초반에 세계관 설명을 참으면서 볼만한 드라마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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