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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소이 Jan 03. 2023

[드라마 분석] 내일은 왜 실패했을까

웹툰을 드라마화할 때 저지르는 실수


웹툰의 영상화가 강세다. 드라마 ‘내일’은 원작 초창기부터 드라마화를 예상했던 작품이다. 인기가 증명된 작품이라 기대가 컸다. 실제로 드라마는 저승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영화 같은 연출로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하지만 기대와 다른 성적은 2D와 3D의 차이를 생각해보게 했다.  



                                 연출 김태윤, 성치욱/ 극본 박란, 박자경, 김유진

                                        제작사/ 슈퍼문픽쳐스, 스튜디오N

                                        출연진 김희선 로운 이수혁 윤지온



원작의 매력이 영상에 온전히 담기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이다. 신선한 설정과 감동 스토리로 유명한 작품이지만 원작의 강점은 인물의 섬세한 감정선이다. 드라마는 화려한 연출과 각색된 내용으로 볼거리와 극적 요소를 늘렸지만, 등장인물의 서사가 많이 사라졌다.


첫 번째 에피소드 ‘낙화’가 대표적이다. 주인공들이 직접 학교에 찾아가 교묘한 괴롭힘의 진상을 밝혀내고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의 감정을 명확히 보여준 것과 달리 드라마는 과거를 과감히 생략한다. 대신 ‘기억 읽기’라는 장치를 통해 보는 재미를 높인다. 


그 결과, 가해자와 피해자의 감정이 전달되지 않았다. 에피소드는 간결하게 풀어내면서 금수저 주인공을 흙수저로 바꾸는 등 현실감을 더하는 설정을 추가한 점도 필요한 변화였는지 의문이다. 극의 분위기가 어두울수록 시청자는 쉽게 피로해진다. 긴 호흡의 에피소드를 120분 안에 담아내기 위해서는 각색이 필수지만,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의 서사에 집중했다면 감정이입이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2D일 때는 스크롤을 넘기며 가볍게 보던 대사들도 배우가 진지하게 연기하니 극이 시청자를 가르친다는 느낌이 강하게 전달되기도 했다. 에필로그나 대사에 담긴 유머도 어색했다. 재치 있는 대사와 이를 잘 살리는 일상 코믹연기가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내일'에 나오는 배우들은 일상 코믹연기를 잘 살리는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신의'에서 보여준 김희선 배우의 연기를 좋아했는데, 뭐랄까... 쪼?라고 해야 하나 대사를 치는 톤이 모든 작품마다 비슷한데 이 작품에서는 잘 안 어울렸다. 감동 눈물 펑펑이 원작 매력이긴 하지만 철없는 금수저 느낌이 나는 준웅을 K장남으로 만들어서... 신파 느낌 물씬 나게 바꾸고, 륭구도 평소에는 어리바리하면서 무덤덤한 매력이 있는데.... 너무 어둡게만 표현한 것 같아서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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