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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owhat May 20. 2021

나의 강아지를 보내는 일기 2

2021.1.28 


공교롭게 내가 라섹수술을 받음과 동시에 코코가 많이 아파졌다. 마음만 졸이는 하루하루였다. 여러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바쁘게 돌아다녔다. 불온하게도 코코가 이번에는 정말 잘못될 것만 같고, 코코를 잃을 것 같았다. 그렇게 되면 내 깊은 감정까지 맞닥뜨리게 될 거다. 나는 늘 내 감정을 마주하길 불편해했다. 나에게 그것은 몹시 버거운 일이었다. 코코를 잃게 되면, 그 거대한 감정을 내가 어찌 감당할 수 있을까. 


이 모든 것을 당장 기록해놔야지, 안 그러면 다 잊고 말 것이란 쓸데없는 생각까지 그저 의식의 흐름대로 뻗쳤다. 그렇다고 생각의 스위치를 그저 꺼버릴 수는 없다. 아무 마음의 준비 없이 현실을 맞이하면 안 될테니까. 마음과 머리가 끝 간 데 없이 시끄럽다. 


재수없게 자꾸만 마지막 장면이 상상되고 만다. 내 품에 안긴 채 코코가 눈을 감는다든지, 하는. 시간이 너무 안 간다는 생각도 들고. 3일 간의 입원과 퇴원. 회사를 퇴사하고 코코 옆에 머물러야 후회가 없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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