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4.24
기도를 했다. 아버지를 떠나 보낸 친구를 위해.
괴롭지 않게 해달라고는 기도할 수 없었다.
아프지 않게 해달라 하려던 기도도 취소했다.
너무 절망하지만 않게 해달라고 했다.
후회하고, 미안해하게 될 것이다. 그저 너무 과하지 않을 정도로만 후회하게 해달라고 했다.
꼭 다시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하지만 기다림을 짧게 줄여달라고는 할 수 없었다.
그저 적당히 기다리다, 너무 지쳐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만 기다리다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나 역시 코코를 떠나보낼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어떤 것은 그저 별 수 없이 받아들일 밖에 없을 뿐임을 안다. 계속 되뇌이는 기도는 하나다. 아직 살아있는 동안 나한테 말을 걸어올 때가 있다면, 부디 그걸 못 듣고 지나치지만 않게 해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