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거든
추석날 차례를 지내고 음복하며 형과 이야기를 나눈다.
"네가 음악교육을 한다고?"
"응"
"멀쩡한 애들 망치지 마라"
"..... 어쩌고.. 저쩌고... 블라 블라... 촌에 아들, 멀쩡한 아들 죽어라 공부만 시키는 것도 나쁜 거 아이가? 공부만 해가지고 뭐가 나오노... 여러 가지 경험하고.. 어쩌고 저쩌고... 요즘 같은 세상에......."
"너 전교조가?"
너 전교조가?
수년 전에 환경교육으로 학교숲 조성을 꽤나 할 때
경남 전교조 참실에서 사례 발표도 했고,
올해는 모지역 일정 연수에 전교조 소개 시간에 수요일밴드로 노래도 불렀고
올 겨울에는 대구 전교조 샘들과 1박 2일 '삶을 가꾸는 곡 짓기' 연수도 열 예정(뜬금 홍보, 많은 관심 요망)
주변에 친한 샘들도 전교조 샘들이 많은데..
그러다 보니..
내 생각들이 전교조스러워진 건가?
'전교조스러운' 건 뭐지???
그런데, 만약에
"응 전교조야"
했다면
어떤 반응이었을까?
... 좋은 반응은 아녔겠지?
그렇겠지?
일부일 수도, 아니면 다수일 수도 있지만 우리 형(완전 보수) 같은 사람들은 전교조를
종북 좌파의 학생 선동꾼 혹은 나라의 질서를 흩트리려는 북쪽 괴래군들에게 현혹된 교사들이라고 생각할 거야.
(똑똑한 그들이 만든 프레임)
그런데
말이야...
사실 나는 전교조 회원이 아니고
교총 회원이였어..
^^
5년 전 교감 선생님(퇴임하심)께서 수업 중에 들어오셔서 교총 회원 가입하라고 종이를 주셔서
다 하는 건가 시퍼서 했어.
그 후로
교총에 5년 정도 빠짐없이 한 달 3만 원 정도 회비를 내고 있어
(교육자료전 나가려면 교총 회원 이어야 함. 전국 3등급짜리 자료전 등급 획득)
전교조가 아니었던 이유는
전교조 회원을 아무도 가입 권유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요즘은 간혹 권유 받지만)
그런데
지금 보면 수요일밴드 노래나 내 생각들이
내가 전교조가 아니기에
중립적(?)이게 보일 수 있는 것 같아서
누군가 가입을 권유하지 않은걸
가끔은 다행으로 생각할 때도 있어.
저는 전교조 아닙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들은
다 전교조임
전교조엔 뭐가 있어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