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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대현 Oct 10. 2015

발목 골절 일기(2)

수술실부터 병실까지

10월 7일 오후 5시

5시 반 수술이래 놓고 다섯 시에 간호사가 왔어

수술하러 가자네???

내 평생 수술은 비뇨기과 수술이 다였는데...(고래...)

ㅜㅜ


수술 설명 잠깐

어떤 수술이냐면

위 그림처럼

복숭아뼈 하단 1cm 정도를 남겨두고 부러진 거야(골절)

그런데 그 아랫 부분이 인대랑 잘 붙어 있어서 잘 움직인다데

그래서 잘 안 붇기 때문에 핀을 박아야 한대. 플레이크 후크(?) 정확한 명칭이 기억 안 나네

아무튼 저 1cm 부러진 것 때문에 10cm 자리 후크를 뼈에 박아야 하고

그 10cm 후크를 박기 위해서 12cm 절개를 하고 핀을 박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거지.

아 이 얼마나 번거로운 일인가!!
브로킹 한 번의 실수로
이렇게 12cm를 절개하고 수술하며
2~3주간 입원을 하며
6주간 깁스를 해야 하고
저 생전 처음 보는 10cm짜리 금속 물질을 복숭아뼈에 장착시킨 상태로
1년간 잘 조심해서 살아야 하며
또한 1년 뒤에는 저 생전 처음 보는 금속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또다시 입원하여
하반신 마취, 수술을 하고
1주일을  입원해야 하니 말이다.


어쨌든 수술실로 출발

들어가는 길이 묘하데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발통 달린 침대에 누워서 가는데

엘리베이터를 누워서 타기는 처음이었어

수술실 들어가기 전...

수술실 앞에서..

드라마처럼 잘하고 올게 눈물 한 방울 이런 것도 없이

엘리베이터 문 열리자마자 수술실로 바로 직행

살아서 수술실을 나와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


수술실은 이런 모습

구글에서 퍼옴

생각보다 차가운 모습

사물함에 여러 가지 박스들이 많고...

영화에서 장기 밀매 수술실 장면처럼

뭔가 상당히 차가운 모습이었어


앞에 이전 병원에서는 수술이라면서 팬티를 벗으랬는데

여기 병원에서는 팬티를 벗으란 소리는 없었어


팁 1. 수술할 때 팬티를 벗는 건 병원 나름이다.(억지 팁)


들어가니 가장 먼저 하는 게 하반신 마취

대략 나를 저렇게 새우처럼 만들더니

척추 쪽에(나는 못 봄) 주사를 하는데 따끔~ 하데

바로 눞히더니 팔을 줄로 묶어

수술실 침대는 마인크래프트처럼 생김. 저 팔부분에 내 팔을 끈으로 묶음 큭



나는 팔이 묶인 상태로 점점 저려지고, 감각이 무뎌지는 하반신을 구경해야 했지.


나는 하반신 마취라서  수술하는 내내 내가 정신이  말똥말똥할 줄 알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수면 마취해서 자고 일어나면 수술 끝나 있다고 하더라고


팁 2. 하반신 마취라도 수면마취를 해서 수술하는 동안 잠을 잔다.


어쨌든 주사를 맞고 몇 분 지나자

발가락 움직여보세요 발 들어보세요 하데

처음엔 발이 움직이고 발가락을 꼼지락 할 수 있었는데

몇 분 흘렀나?

발가락도 발도 움직이지 않는 거야. 허리 아래로 지릿지릿 하면서...

감각이 없어짐...

이제 마비 다 되었네요...

하고는 남자 간호사가 내 바지를 슥 벗기면서 "요도관  삽입하겠습니다~" 하데


이런 글이라도 한번 봤으면 덜 놀랐을 거야.

하반신 마취가 되면 오줌 조절이 안되고, 걷지도 못하니 소변을 보러 못가는 거야.

그러니까 오줌 구멍에 관을 넣어서 방광까지 닿게 한 다음 오줌이 줄줄 나오게 하는 거지.

뭐 마취되어서 아픈 건 없는데

그 심리적 공포는...  어마어마했어... ㅠㅠ

(1년 뒤 핀을 빼는  수술할 때 또 이 짓(?)을 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네. ㅠㅠ)

아래 그림처럼 관을 삽입하지. ㅠㅠ

아... 끔찍해...ㅠㅠ

잠 오는 약 넣어요~ 간호사님이 말씀하시더라

잠 올 거예요 하시더니

나는 꿀잠.


일어나세요~

네?? 두리번 두리번

수술 끝났습니다.

아 네~

주섬 주섬 정리하는 소리가 들리데

나는 또 슬 잠이 들었어

일어나세요~

아네! 두리번 두리번

그렇게 일어났어

꿀잠 자는 동안 수술이 끝난 거야


내 발은 반깁스와 붕대로 감겨있는 상태로,

요도에는 관이 삽이 되어서 오줌통이 침대에 달린 상태로

그렇게 나는 병실로 돌아왔어

설명을 듣는데

내 팔 엔 이런 게 있더라고

무슨 요괴워치 dx처럼 생긴 건데

무통 주사야

저기 도넛처럼 생긴 통에 진통제가 있는데

4~5일 동안 계속 들어간다데

혹시나 많이 아프면

저기 손목의 파람 버튼을 누르는데

그럼 저 진통제가 쑥~ 들어가서 덜 아프대


첫날 자는데 수술한 발목은 찌릿 찌릿 계속 아파서

파란 버튼을 나는 연신 누르고..

오줌은 줄줄 새면서 오줌통으로 들어가고

엉덩이는 마취가 안 돌아와서 지릿지릿하고.

억지로 여차저차 잤어.ㅠㅠ


오늘은 여기까지.


그런데 내 글은 누가 공유를 이렇게 많이 하는거야???
답글이라도 달아주오~~
페이스북에만 올리는데 좋아요보다 공유가 훨씬 많음.
이유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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