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대현 Mar 26. 2017

어떻게 자존감을 높일 수 있었나요?

그 : 박대현씨는 자존감이 높으신 것 같습니다.


나 : 그런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 어떻게 자존감을 높일 수 있었나요?


나 : 제 이야기를 조금 해야겠네요. 들어주시겠어요?


그 : 지겹지 않으면요. 


나 : 노력할게요.


그 : 재미있게 이야기해 주세요.


나 : 짧게 이야기할게요. 재미없으면 재미없다고 말해 주세요.


그 : 네.


나 : 저는 자존감이 많이 낮았어요. 어릴 때부터 죽 계속요.

2남 2녀 막내인데 형은 매해 장학금을 받는 수재였어요. 고등학교 대학교 계속 장학금을 받는 뭐 그런 수재였어요. 20대에 행정고시를 패스했어요. 아마 수재인 형이 제 열등감의 원인 중 가장 큰 원인일 거예요.

저는 뚱뚱했어요. 운동도 정말 못해요. 행동이 느리고, 얼굴도 크고, 눈은 작고 못생겼죠.

또 애정, 관심이 충분치 않았나봐요. 관심과 사랑을 받기를 원했지요. 나를 표현해야 했어요. 중학교 때부터 춤을 췄고, 이후에는 노래, 영상, 컴퓨터 등으로 표현하기를 잘했어요. 그리고 지금 이렇게 아무도 안 시켰는데 셀프 인터뷰까지 하잖아요. 

아무튼 자존감이 낮으니까 이렇게 막 뭐라도 표현하면서 인정받길 원했겠지요.


그런데 이삼 년 전부터 제가 스스로 멋지다는 생각을 조금씩 했어요

수요일밴드 하면서 이름이 알려지고 전국 여기저기 공연을 하면서부터 자존감이 높아졌어요.

제가 기획한 연수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자존감이 높아졌어요.

제가 만든 노래들이 공유되고 도움을 받았다는 선생님들의 댓글을 보고 자존감이 높아졌어요.

뻘짓이나 옆반티비 같은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을 만들어 낼 때 자존감이 높아졌어요.

에듀니티, 아이스크림 직원분들이 저를 인정해주니까 자존감이 높아졌어요.

훌륭한 선생님들과 함께 원격연수도 참여하고 하니까 자존감이 높아졌어요.


열등감 덩어리였는데 그 열등감을 감추려 이런저런 표현활동을 했는데.. 잘 하게 되더군요.

하다 보니까 늘어요.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고요.

그랬더니 자존감이 높아졌어요.


그 : 훈화 말씀인가요? 짧다고 그러지 않았나요? 재미 없어지려고 합니다.


나 : 음... 그러니까. 정리하면...

내 열등감을 극복하려다가 어떤 능력(내게는 표현 능력)이 생겼고

그 능력을 통해 내가 성장하고, 그리고 그런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자존감이 높아졌습니다.


그 : 그러니까 열등감 극복을 통해 성장하고, 사람들이 인정해주니 자존감이 생겼다는 건가요?


나 : 네.


그 : 처음부터 이렇게 간단하게 이야기해주시면 좋았을 겁니다. 


나 : 그러게요. 그런데 아까워서 그냥 앞에 쓴 내용은 놔두겠습니다.


그 : 그런데 사람들이 인정을 안 해줬다면요?


나 : 아마 제 성격으로는 자존감이 계속 낮았을 겁니다.


그 : 사람들의 인정이 중요하다는 건가요?


나 : 제게는 많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 : 열등감을 선물한 형을 고마워해야 할 것 같네요.


나 : 형에겐 그다지 고맙지 않습니다. 열등감을 잘 이겨낸 제가 고맙습니다. 


그 : 그렇군요. 자존감을 높이고 싶으신 분들께 한마디 해주신다면?


나 : 페북에 글 쓰는 게 나를 표현하고 인정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어서 쓰는 거잖아요. 

좋아요 받고 사람들에게 댓글 받고 싶어서 페북에 글 쓰는 거잖아요.

제가 이런 이야기 하면 "에이 난 아니야" 하는 사람들 많아요.

저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자신의 욕구를 받아들이는 것. 자존감을 높이는데 첫 단추라고 생각합니다.

그다음은 과감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겁니다.


그 : 나는 관심 인정 필요 없어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나 :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은 페북에 글 안 씁니다. 개인 일기장이나 메모장이나 한글 파일에 일기를 쓰겠지요.


그 : 아... 알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나 : 저 한마디만 더 해도 될까요?


그 : 네.


나 : 제가 수업시간에 한 말인데 멋있는 것 같아서 한 번 더 이야기하려고요.


그 : 네.


나 : 수업시간에 비와이 이야기가 나왔어요. 힙합, 랩 이야기가 나오고요. 그래서 제가 이야기했습니다.

멋있게 큰 글씨로 넣을게요.


얘들아 선생님이 비와이처럼 랩을 할 순 없지만...
비와이도 선생님처럼 랩을 할 수 없어.
그러니까 1:1이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