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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수돌 Dec 15. 2020

소비로 일상을 이롭게 하리

스트레스 해소에 딱 좋은 명약

저마다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다르다.


직장 동료들만 보더라도 어떤 사람은 마음의 안식처를 찾고자 해외여행을 즐긴다 했고, 또 어떤 이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맛있는 음식으로 상처 받은 속을 달래 준다고 했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직장인으로서 어떻게든 스트레스를 훌훌 날려버리고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자신에게 알맞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는 것도 은근히 쉬운 일은 아니다. 무엇이든 시도를 해보지 않으면 어떤 방법이 자신에게 맞는지 죽었다 깨어나도 모른다. 내 경우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처음 시작한 것이 운동이었다. 

출처: Photo by Luis Villasmil on Unsplash


운동, 그 이름은 찬란하지만.


신입사원이던 시절 회사에서 내가 주도하여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성과가 좋아 전사 포상을 기대한 적이 있었다. 연차는 제일 낮았지만, 가장 열심했고 선배들 몫까지 해내며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했기 때문에 속으로 이번 포상을 받을 수 있길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상의 주인은 따로 있었다. 분명 담당한 역할이나 노력은 매우 적어 팀원분들 조차도 이유를 몰라 의아했던 한 선배에게 포상이 돌아갔다.


그 선배에게 감정은 없었지만, 화병이란 게 이런 거였나 싶을 정도로 그날 이후로 마음에 잔뜩 화가 쌓여만 갔다. 그렇다고 직장을 옮기거나 부당하다고 위에 말할 자신은 없었다. 대신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의 화를 가라앉히기 위해 시작한 게 바로 운동이었다. 복싱부터 요가, 필라테스, 요가, 수영, 헬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운동을 접하면서 땀을 흘렸고, 흘리는 땀에 비례해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출처: Photo by Lesly Juarez on Unsplash

그러다가 점점 업무량이 많아지면서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는 빠르게 사라져 갔다. ‘운동할 시간에 한 시간이라도 더 자는 사람이 승자다’라는 진리를 터득한 이후 운동을 그만두게 되었고 또다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일상을 행복으로 적시는 '소비'의 힘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이는 모두 작은 소비 덕분이었다. 

통근길을 책임져주던 지하철역 앞에 때마침 올리브영이 생겼다. 그때부터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면 퇴근 후 어김없이 들려 작은 것 하나라도 사가는 습관이 생겼다.


 그렇다고 해서 돈을 매일 물 쓰듯이 쓴 것은 아니었다. 고작 몇 천 원 남짓, 그보다 더 적으면 기껏해야 천 원 남짓의 팩을 사는 일이었지만, 물건을 고르는 것부터 결제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느끼는 만족감과 뿌듯함 덕분에 가격 그 이상의 값어치를 얻을 수 있었다. 노동의 대가로 돈을 받을 수 있는 ‘내’가 있기에, 월급을 통해 노동에 대해 보상을 해주는 ‘회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출처: Photo by Jacek Dylag on Unsplash

소비로 일상을 이롭게 하리


지금도 유난히 하루가 길다고 느껴지는 날이면, 그날 저녁은 나를 위해 시간을 비워둔다. 특별한 약속이 아니라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나를 상대방에게 안겨주는 대신, 스스로 스트레스를 풀고자 여정을 떠난다. 


여정에서 돌아올 때쯤이면 내 손가락 끝에는 때로는 천 원짜리 마스크 팩이, 또 언젠가는 삼천 원짜리 젤리가 들려 있다. 이러려고 돈 버는 거지. 스트레스를 풀고자 나를 위한 자그마한 소비를 하는 것. 그것이 소비가 우리의 삶을 이롭게 하는 하나의 방식이라 믿어본다. 

출처: Photo by Andreas Weiland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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