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사랑받을 수 있었을까
남자 친구랑 드라이브를 하다가 우연히 Another Day Of Sun 이라는 라라랜드의 OST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다. 날씨 좋은 날 나서는 드라이브라 그랬나 노래마저 신나 기분 좋게 남자 친구에게 "우리 그때 영화관에서 이 영화 보고 진짜 재밌다고 했잖아"라고 했고 남자 친구는 "맞아 진짜 이 영화 재밌었는데, 그때 생각난다"라고 했다. 그런데 영화를 검색해보니 우리 둘은 이 영화가 영화관에서 개봉하던 시점이 아닌 그로부터 2년 후에 연애를 시작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 나는 소개팅 상대를, 남자 친구는 전전 여자 친구분을 서로 헷갈렸던 것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FgsOBnf4Kg
영화를 본 상대방마저 잊을 정도로 감명 깊게 영화를 본 것 같다고 당황해하며 서로 이야기의 끝을 맺었지만, 그렇지 않아도 영화는 참 재밌었다. 특히 결말이 마음에 쏙 들었다. 라라랜드에 대한 후기를 살펴보면 혹자는 이 영화가 새드엔딩이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는데, 나는 새드엔딩이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영화가 마음에 와닿았다.
연애란, 특히 라라랜드 속 두 주인공처럼 우연히 만나 첫눈에 반해 뜨겁게 불타오르더라도 주위 환경 때문에 혹은 상황 때문에 생각보다 허무하게 끝날 수도 있다. 나 역시도 대학생 시절 첫 연애를 그렇게 경험했고, 분명 내 사랑은 오래 갈거라 믿었지만 허무하게 상대방이 약속을 저버린 탓에 깨져버렸다. 그러고 나서 몇 번의 연애를 경험하면서 그 어떤 것보다 깨지기 쉬운 게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것을 깨달았다.
두 주인공이 마지막까지 사랑을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여자 주인공은 다른 연인과, 남자 주인공은 그토록 바라던 재즈바를 오픈한 어느 사업가의 모습으로 재회하게 된다. 만약 이 둘이 영화 속에서 잠깐 보여준 것처럼 헤어지지 않고 끝까지 잘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서로의 미래를 응원하는 사이로 남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해피엔딩이긴 하지만, 무언가 다른 영화와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재미는 있으나, 결말이 어디서 봤을법한 그저 그런 영화로 아마도 이만큼 회자되진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라라랜드의 결말이 참 맘에 든다. 그들의 헤어짐이 있었기에 이 영화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생겨난 것이 아닐까. 이 영화가 이렇게 끝나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