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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수돌 Jun 06. 2023

1묘 4주택, 고양이의 부티나는 삶

우리 집 고양이의 삶이 부러운 순간

츄르값, 벌어라


저희 집 고양이는 아주 복 받은 친구입니다. 시고르자브종으로서 건강이라는 우수한 혈통을 지니고 있죠.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다가 일이 막힐 때 고개를 들면 저희 집 고양이, 콩떡이가 어디선가 저를 같잖게 쳐다보고 있습니다. 

마치, "더 열심히 일해서 츄르값 벌어라" 하는 느낌이에요. 가끔 제가 힘들 때면 제게 다가와 머리를 그루밍해주는 데 저는 처음에 이 정도로 유대관계를 쌓았구나 싶어 감격했는데, 고양이는 서열이 높은 아이가 낮은 이를 그루밍해 준다면서요? 

저를 내려다보고 있는 콩떡이는 아마도, 저를 자신보다 서열이 낮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요?


1묘 4주택


여하튼 콩떡이에게 부러운 점은 콩떡이의 삶 말고도 또 있는데요. 바로 주인은 월세살이 중인데 콩떡이는 1살 남짓한 나이에 1묘 4주택을 갖고 있다는 점이에요. 


처음에 구매했던 콩떡이의 러브하우스는 어두운 환경을 좋아하는 콩떡이를 배려해 바닥에 스크래처를 깔아 둔 작은 집 모양의 하우스를 선물로 마련했어요. 이후엔 딱딱한 집도 좋지만 부드러운 솜털 같은 곳에서 자라고 폭신한 솜털로 만들어진 집을 선물했고요. 

못생긴 콩떡과 눈뜨고 자는 콩떡입니다.

그다음엔 또 다른 집 고양이들은 다들 있다는 캣타워를 콩떡이에게도 사줘야 할 것 같아서 저희 집 크기에 맞는 캣타워를 구매해 제가 직접 조립해 주었죠. 


마지막으론, 인스타 광고로 홀린 듯 구매한 해먹까지 저희 집 콩떡이는 그렇게 1묘 4주택 소유자가 되었답니다. 


설명: 콩떡이의 제 1주택 캣타워입니다. / 제 2주택 해먹입니다.
설명: 콩떡이의 제 3주택 푹신한 쇼파입니다. / 제 4주택 냥혼자산다 집입니다.

파워 ENTJ답게 저는 가끔 콩떡이가 말을 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요. 아니면 어느 날 갑자기 사람으로 변하진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아마도 웹툰의 영향이 아닐까 싶은데 말이죠.

(제목은 '마루는 강쥐'입니다)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96152


콩떡이, 만수무강 길만 걷자


우연히 한 기사를 접했는데, 길거리 고양이는 수명이 5년인데 반해 집에서 키운 고양이는 10년 이상은 너끈하다고 하더군요. 길거리에서 자라다 보니 사람들이 먹다 남긴 음식물 쓰레기로 배를 채워 염분 때문에 살이 찌고 병들기 때문인 듯싶은데요. 

설명: 제4주택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가끔 거리에서 간택 당해 데려온 콩떡이가 혹시라도 어릴 때 먹은 것들로 인해 제 곁에서 빠르게 떠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된답니다. 그러니, 콩떡이가 건강한 지금 콩떡이가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건 모든 다 해주고 싶어요. 아마도 저희 부모님이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설명: 사실 엄마아빠가 화장실에 있을 때 그 앞을 지키는 것을 가장 좋아한답니다.

1묘 4주택인들 어때, 콩떡이만 행복하면 되었지. 만수무강 길만 걷자, 콩떡아. 

근데 엄마 서열 좀 올려주면 안될까? 적어도 동급으로 봐준다면 감사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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