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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수돌 Apr 12. 2020

직장인 3년 차의 고백

3년 차면 뭐라도 될 줄 알았지

오늘 라식 수술을 했다


수술대에 오르는데, 선생님의 따뜻한 한마디가 마음을 툭 건드렸다.

수술 너무 잘되었어요, 이제 잘 보일 거예요. 고생 많았어요.

수술 끝난 후 눈을 떠보니, 세상이 너무 밝았고 그동안 오래 고민했던 시간들이 후회스러웠다. 나는 왜 그동안 실행에 옮기는 데, 남들보다 곱절의 시간이 더 걸렸을까.


그동안 나는 놓친 게 참 많다


분명 내게 주어진 기회였음에도, '아직 하기엔 일러' 혹은 '이걸 해서 결과가 나쁘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하며 무수한 고민에 결정을 미뤘었다. 고민이 많아질수록 행동이 느려지는 건 당연지사. 그 때문에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 또한 내가 떠안아야 했다.


3년 차가 되었음에도, 내가 꿈꾸던 그 길 위에 서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입사했을 때만 해도, 3년 차가 되면 A부터 Z까지는 아니더라도 H까지는 알 수 있을 줄 알았다. 회사에서 생기는 크고 작은 이슈들도 내 선에서 ‘슬기롭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듯했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을 꿈꿨다는 것은 아주 큰 오산이었다.


고민하느라, 시작을 놓쳤고 시작하지 않아 배울 기회를 얻지 못했다


회사에서도 항상 고민부터 하느라 업무를 시작할 타이밍을 놓쳤다. 프로모션을 운영할 때도 그에 따르는 리스크를 고려하느라 정작 시행은 급하게 준비해야 했던 적도 있었다. 그렇게 리스크를 줄이다 보니 결국 ‘실패’는 없었지만, ‘성공’도 없었다. 무난하게 잘 마무리한 정도.


3년 차가 되어, 세상을 바라보면서 이런저런 후회가 밀려온다


3년 차인 지금 시점에서 ’ 실행하지 않아’ 후회되는 몇 가지를 간단히 적어보자 한다.


1. ‘목표’ 없는 자기 계발할 시간에, 업무 관련된 역량을 좀 더 키울 걸

우리 회사엔 IDP라는 제도가 있어, 회사 구성원들이 자기 계발할 수 있도록 개인당 일정 금액을 지원해주고 있다. 나 같은 경우 입사한 첫 해를 제외하고, 작년에는 정말 많은 자기 계발활동을 회사 지원을 통해 경험했다. 전화영어, 중국어 과외, 영어 과외, 디지털 마케팅, 글쓰기 학원을 다녔는데 중요한 건 목표 없이 ‘경험’만 하느라 남은 건 없다는 것. 실행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목표’와 ‘방향’이 있는 실행임을 이때는 알지 못했다.


2. 연차만 쌓으면 되는 3년 차의 수순은 밟지 말걸

신입은 아무것도 모를 때, 입사 후 1~2년은 배울 때, 3년 차부터는 권한이 막 부여되어서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것만큼은 ‘틀렸다’라고 말하고 싶다. 인생에서 적당한 ‘때’라는 건 없다. 신입일 때도 매 순간 나에겐 권한이 있었고 책임이 있었다. 하루아침에 3년 차가 되는 것은 아니기에 늘 내 자리에서 역할을 넘어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다. 분명 나는 매 순간 열심히 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나는 내 자리에서, 내 역할에서 그 이상을 해내지 못했다.


3. 안정적인 상태를 계속 벗어나려 노력할 

회사, 직업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했어야 했다. 가장 후회되는 것 중 하나는 회사에 ‘입사’했으니 어느 정도 불안정한 시기는 끝났다고 안도한 것이다. 내 상태가 굉장히 안정적이라 생각했고 현실에 안주했다. 입으로는 ‘이직’을 떠들어댔지만, 마음 한편에는 ‘지금도 충분히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잖아’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안정시켰다. 회사에 들어왔다는 것=결과로 두지 말고, 진행 중에 맞이한 1차 관문쯤으로만 여길걸, 그래서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역량을 높이는 데 게을리하지 않을걸. 지금에서야 후회가 남는다.


우리 부모님은  후회하지 말라고 하셨다


후회하며 반성하는 대신, 후회를 만회하기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을 실행에 옮기라 하셨다. 물론 지금 와서 후회한들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후회를 통해 ‘반성’하여 동일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 ‘현재’와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답이라 생각한다. 인생이 24시간이라면, 나는 지금 7시에서 8시로 향하는 시곗바늘 위에 서있다. 후회는 이쯤에서 하고 남은 나의 시간들이 후회보다는 만족으로 채워질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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