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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업

홍차, 레몬 마들렌 만들기

by 숲배달원

집에 도착하니 새벽 2시를 향하고 있었다.

발달장애 아이들과의 마지막 수업을 앞두고

선물을 준비하고 싶었다.

성수동 플리마켓에서 판매했던

스티커와 엽서를 포장했다.


IMG_6642.JPG 겨울 숲배달 @s_o_o_f_ 그림 @soof_calm

간단한 메시지를 적고 보니 금방 3시가 됐다.

“마들렌을 만들어야 하는데..”

.

.

.

눈을 떠보니 6시였다.

홍차맛, 레몬맛 2가지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홍차맛만 만들기로 했다.


원예치료를 배우면서 요리 원예 수업을 알게 됐다.

‘원예치료사가 되면 요리 원예수업을 해봐야지!’

대상자의 회복을 돕는 식재료를 소개하고

간단한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수업에서 만들어 보기를 기대하며

마들렌을 구웠다.

겨울이라 오븐에서 막 나온

따끈한 마들렌을 빨리 식힐 수 있었다.


건강한 디저트를 위해

박력분을 통밀가루와 아몬드 가루로 대체했다.

통밀가루는 기존 레시피인 박력분보다

글루텐 함량이 높지만

아몬드 가루가 이를 중화시켜 준다.

마들렌을 생각보다 간단하다.

밀가루 1 : 버터 1 : 계란 1 : 설탕 1

이 비율로 만든다.

재료를 다 섞고 냉장고에서 1~2시간

휴지 시킨 후 구운다.


홍차 마들렌.jpg 웨딩임페리얼 홍차 마들렌 @soof_calm


홍차 마들렌

통밀가루 40 g

아몬드가루 60 g

베이킹파우더 2 g

소금 1 g

자일로스 설탕 100 g

홍차 잎 4 g

슈가파우더 50g

우유 60 g (글레이즈 10 g, 반죽 50g)

버터 100 g

계란 2 개



레몬 마들렌.jpg 레몬 마들렌 @soof_calm

수업 후 돌아와 반죽해두었던 레몬 마들렌을 만들었다.


레몬 마들렌

통밀가루 40 g

아몬드가루 60 g

베이킹파우더 2 g

소금 1 g

자일로스 설탕 100 g

슈가파우더 50g

레몬 제스트 레몬 1 개 분량

레몬즙 3 T (1T 글레이즈드, 2 T 반죽)

버터 100 g

계란 2 개


만드는 방법

1. 믹싱볼에 달걀을 풀다가 설탕을 2~3번 나누어 푼다. 버터는 중탕하고 계란에 조금씩 부어 분리되지 않도록 섞는다.

2. 통밀가루, 아몬드가루, 소금, 베이킹파우더, 홍차맛은 홍차가루를 섞고 레몬맛은 레몬 제스트를 섞어 채에 내려둔다.

3. 계란에 가루류를 섞고 랩을 씌워 냉장고에 1~2시간 휴지 시켜 반죽을 안정화한다. (레몬맛은 레몬 즙도 섞는다)

4. 우유에 홍차를 우리고 슈가파우더에 홍차를 부어 글레이즈를 만들어둔다. 레몬 1개의 껍질을 강판에 갈아 제스트를 만든다. 반을 잘라 레몬즙을 낸다. 슈가파우더에 레몬즙을 섞어 글레이즈를 만들어둔다.

5. 마들렌 틀에 버터를 바르고 통밀가루를 뿌린 후 털어 마들렌이 붙지 않도록 준비해 둔다.

6. 오븐 170~180도 10분 예열해 둔다.

7. 반죽을 짜는 주머니에 담고 틀에 80% 정도 채운다.

8. 예열된 오븐에 160~170도로 10분 익힌다. (오븐에 따라 온도 조절)

9. 틀에서 10분 식히고 식힘망에서 20분 식힌다. (겨울에는 밖에 두면 금방 식는다)

10. 글레이즈를 바르고 20분 식힌다. 레몬은 레몬 제스트도 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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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넉넉하고 장비가 구비되어 있으면

대상자들과 충분히 같이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큰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2시간 정도면 좋을 것 같다.


마들렌을 하나씩 담고 보니

어딘지 부족해 보였다.

얼마 전 사두었던 초콜을 2개 씩 더 담았다.

푸짐하니 마음에 들었다.

'선물하기 좋은 초콜릿은 구비해 두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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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완료! 학교로 출발했다 :)






교실에 오니 아이들이 정말 예뻐 보이고

아쉬움이 컸다. 그새 정이 들었다.


겨울 리스 꽃꽂이

이날 수업은 리스 만들기였다.

동그라미 리스는 원형으로 반복되는 형태로

영원함, 안정, 평화, 복과 번영, 힘을 상징한다.


편백나무로 초록색 배경을 만들고

노란 미니 장미, 피치색 거베라,

주황색 카네이션, 노란색 소국,

빨간색 천일홍, 푸른 옥시로 리스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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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지난주보다 도구를 더 잘 다뤘다.

구름이가 특히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제는 정확한 지점을 자를 수 있었다.


행복이는 사선 자르기도 할 수 있었다.

플로럴 폼에 꽃을 꽂으려면,

꽃이 물을 잘 빨아들이기 위해

줄기를 사선으로 자른다.

행복이는 가위의 각도를 돌려

기를 사선으로 잘랐다.

놀라운 변화였다.


초록이는 장난을 치는가 싶더니

다른 아이들을 도와주고 한 바퀴 돌고 오면

너무나도 아름답게 꽃꽂이를 완성해 뒀다.

손도 어찌나 빠르던지 다 만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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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초를 놓으면 테이블 센터피스로 변신한다. / 손이 빠른 초록이의 리스



수업을 마치고 우리는 인사를 나눴다.

담당 선생님께서 선물을 준비해주셨다.

빨간 포인세티아 화분이었다.

선명하고 환한 색이 아름다웠다.

기쁨이가 선물을 건내며 꼭 안아줬다.

아이들의 온기로 겨울같은 마음이 녹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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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알림이 울렸다.

사랑이 어머님의 메세지였다.

사랑이가 마들렌과 초콜릿을 맛있게 먹고

엽서와 스티커를 좋아한다는 소식을 전해주셨다.

사랑이의 웃는 얼굴이 떠올랐다.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또 선물을 받았다.

"다시 만날 때 까지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길 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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