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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재활용, 새해 소망 리스 만들기

한국식물 공예수업

by 숲배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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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쿨 원형 틀 / 챙겨온 구상나무 / 가지치기 소분


구상나무 재활용

발달장애인 분들과 새해 첫 주

‘소망리스장식’를 완성했다.

덩굴 원형 틀에 구상나무와 꽃들을 엮어서 만든다.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익숙한 리스를

새로운 콘셉트로 만들게 된 건

지난 원예 수업 때 남은 구상나무를

남김없이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리스 장식 곳곳에 한국적 요소를 더했다.




한국 식물, 구상나무

구상나무의 원산지가 한국임을

말씀드리면 대부분 놀라신다.

1920년 독일 식물학자가

한라산에서 이 나무를 발견했다.


삼각 모양의 구상나무에 매료되어

유럽으로 가져가 사람들에게 알렸다.

경사진 형태의 나무에는 눈이 잘 쌓였다.

구상나무의 아름다움을 알아본 많은 이들은

이 나무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었고

이후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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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스케치 / 색동저고리색 식물들 / 버선 만들기


전통 장식 더하기

영원함, 소망, 생명, 승리를 상징하는 리스에

새해 소망을 담기로 했다.

크리스마스의 양말 대신 하얀 전통 버선을 걸었다.

파란 아게라텀, 붉은 왁스플라워와 장미,

노란 소국과 어두운 색을 담당하는 구상나무로

색동저고리 색을 표현했다.

아래쪽 장식 리본은 저고리 매듭법으로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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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분들의 수업 참여도

내용이 많은 ppt에도 대상자분들이

집중을 잘해주셔서 놀라웠다.

구상나무가 한국이 원산지라는 이야기,

버선과 색동 색의 의미를

소개해드렸을 때도 귀를 쫑긋 기울여주셨다.

해온님의 호응과 대답으로 긴장이 사라지기도 했다.


“재밌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초록님의 외침으로 모두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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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같이 도와주시니

제가 마음이 편안하고 너무 좋아요”

해온님의 말씀이 큰 감동이 되었다.

해온님께 뭘 해드린 게 없는데

이렇게 말씀해 주시니 마음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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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짜장면 먹어~”를 외치시던 파랑님도

오늘은 환한 미소를 지으시며 바라봐 주셨다


제일 친하다고 생각했던 레아님은

오랜만에 뵈어서인지 조금 서먹해하셨다.

그래도 평소와 달리 짜증도 안 내시고

수업에 잘 참여해 주셔서 감사했다.


“기쁨 선생님은 안 오셨어요?”

레아님이 기쁨선생님을 그리워했다. 나도 그랬다.


보조 치료사로 선생님들과 함께 지내다가

혼자 활동실을 이끌려니

부담감과 외로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에너자이저 기쁨선생님의 수업은

항상 웃음과 생기가 넘쳤었다.

선생님에 비하면 침묵에 가까운 수업 분위기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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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 샘플 / 나무님의 새해리스 / 해온님의 새해리스


난이도에 맞는 수업의 중요성

대상자분들이 바로 만드실 수 있도록

구상나무 묶음을 만들고

꽃을 소분해서 가져갔지만

수업 시간을 20분 초과해 마쳤다.


산들님은 한 손으로 열심히 참여해 주셨지만

오늘 수업이 버거워 보이셨다.

대상자에 맞는 수업을

기획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막상 준비한 수업이 그렇지 못해서 죄송했다.

해온님이 어려워하실 정도면

정말 어려웠던 것이다.

뾰족한 침엽수를 다룰 때 따가워하시기도 했다.



소망

50분의 긴 시간 동안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셨다.

특히 구상나무와 편백나무,

왁스플라워의 싱그러운 향을 좋아해 주셨다.


피톤치드가 대상자님들의 스트레스 물질

코르티솔이 줄여주기를 바랐다.

향긋한 꽃내음의 기분 좋은 신선함도

느끼셨으면 했다.


원예 수업이 이분들께 평온함 안에

웃음 짓고 뿌듯함을 느끼는 시간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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