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일상 조각

by always mood

09.02 AM 09:24

폰트를 변경하면 글이 더 잘 써진다는 건 조금 오바스러운 말일까?

워드에 기본으로 설정된 맑은 고딕 글씨체를 썩 좋아하지 않는 탓에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글꼴을 한번씩 바꿔주곤 한다.

내게 맞는 글꼴로 글을 썼을 때 좀 더 막힘 없이 써지는 것 같은 기분.

브런치 글꼴이 무척 마음에 든다. ‘브런치 폰트’라고 구글링 해봐도 나오지 않아서 아쉽지만..

어디서 보니 구글에서 제공한 Noto San 글씨체라고 한다.


PM 4:17

점심시간, 팀장님과 둘이 쌀국수를 먹고 커피숍에 갔다. 팀장님이 "요즘 어때?" 물으셨다. 몇 주 전 나는 앞으로 뭐 해먹고 살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었다. 답을 찾지 못했고 '이건 내가 고민한다고 될 게 아니다.'라며 생각을 잠시 접어두었는데, 마침 그렇게 물어보시니 뜨끔하면서 할 말이 없었다. "모르..겠어요." 그때 난 꽤나 긴 시간동안 집요하게 늘어져 고민했었지만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싶은지 도무지 몰랐다. 모르겠다는게 내겐 유일한 답이였다.

팀장님이 그러셨다. 지금 돌아보니 "하고싶은걸 하지 않은게 후회된다"고.

하고 싶은걸 하지 않은게 후회된다는 말은 내게 멋지게 들렸다. 왜냐면 난 뚜렷하게 하고 싶은게 없는 사람이니까. '그때 그걸 할걸..'이라고 후회한다는 건 적어도 하고싶은게 있었다는 거겠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만날 수 있을까? 그 일이 수입과 직결될 수 있을까? 참 어려운 문제다.





09.10 pm 12:02

요즘은 에세이에 재미를 붙여 읽어 나가는 중이다. 사람 취향이 참 여러번 바뀐다는 말에 공감하는 것이, 나는 원래 타인이 쓴 에세이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였다. 일기장에 일기쓴걸 내가 왜 보나. 하는 생각이였던 거다.

소유흑향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노경원씨의 에세이를 접하고 생각이 많이 변한 것 같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내 생각이 변했다기보다 내가 처한 상황에 이 에세이가 위로가 되었던 거다. 타인이 살아나가는 삶, 생각들이 나와 접점에 있다는걸 에세이에선 발견할 수 있었다. 나와 비슷한 고민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구나에 많은 위로가 되었다.

소유흑향이 낸 3권의 에세이를 모두 읽고(아쉽게도 그녀는 이제 책을 내지 않을거라고 한다.) 문학동네에서 나온 '난다' 시리즈를 읽는 중이다.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를 읽고 에세이의 매력에 한층 더 빠졌으며, 지금은 나의 사적인 도시를 읽는 중이다.

해외에서 살아가는 혹은 그 경험을 담은 에세이가 내 마음을 많이 만진다. 크게 염두하지 않고 골랐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내 도서목록이 내 관심사를 대변하고 있었다.






09.12 am 12:06

사랑하기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불편은 아름답다.

사랑하는이의 지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몸부림은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결국 인생이란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






09.19 14:31

아.. 미치겠다.

추석과 주말이 맡닿은 5일의 황금 연휴가 지나고 출근이다.

회사에 출근하는 일과 책상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는게 왜 이리도 낯설게 느껴지는 지.

엉덩이는 들썩이고 몸은 달아오른다. 날씨는 왜 이렇게도 좋은거냐.

'이럴바에야 차라리 쉬지 않는게 낫겠어' 라며 진심에도 없는 말을 웅얼거려본다.

내 방에서 노트북으로 할땐 그렇게 재밌던 인터넷질이 회사에 오니 왜 꼴도 보기 싫은걸까.

회사원은 왜 회사에 출근해서 정해진 시간을 일해야하는거지. 나도 내가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일하고 싶은 장소에서 일하고 싶다.

... 앗차..

회사에서 주는 월급이 내 밥줄. 내 명줄.

Keep calm and 하라는 일이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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