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날 Sep 16. 2024

돌아 올 곳 있는 집입니다.

펜션에 산다고 하니 사람들은 신기하고 놀라워합니다.

여행 가서 잠을 자는 곳. 잠시 머무는 장소라고 생각했는데 일상을 생활한다고 하니 궁금한가 봅니다.

펜션이니 모든 것들이 해결됩니다. 가전, 가구, 숟가락까지 다 있습니다.

몸만 들어와 살면 되기에 편리합니다.

몸만 들어와도 되는 환경이지만 이사를 왔습니다.

이삿짐을 다 옮겨왔습니다. 그래도 된다고 배려해 주셨기에 가능했습니다.

출퇴근을 하고 장을 보고 밥도 만들어 먹습니다.

텔레비전도 보고 동네 산책도 합니다.

달리다가 걷다가 주변 강아지 고양지 다 인사하고 다닙니다.

도시처럼 주택 밀집 지역이 아니다 보니 사람들보다 산, 강, 논밭, 벌레들을 자주 만납니다.

벌레들이 방 안 개인 공간에 쉽게 들어옵니다. 방문으로 창으로도 빈틈 어딘가를 잘 찾아들어옵니다.

거미도 벌레들도 노크하지 않습니다. 좀 예의 없는 애들 중에는 지네도 있습니다.

날아다니는 친구들은 테라스에서 놀다 갑니다.

아주 작은 새들이 잘 놀다 갑니다. 오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른 아침입니다.

일찍 일어난 새들이 먹이를 구한다고.....

밤새 불빛에 몰려든 벌레들을 먹기 위해 찾아옵니다.

새들이 놀다가는 것이 좋다면 좋고 불편하게 본다면 불편할 수 있습니다.

새들이 흔적을 남기고 가기도 하니까요.

청소의 부지런함으로 이겨내면 작은 새들이 노는 것을 볼 수 있으니 나쁘지 않습니다.

펜션이라 일어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아파트처럼 층간소음은 평소 잘 못 느끼지만 휴가철 성수기에 단체 손님의 음주가무에 잠을 설칠 수 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노래방 기계를 야무지게 잘 사용하셔서 잠자리 들기 어려웠는데 사장님께서 해결해 주셨습니다.


지난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숙소를 정하고 잠시 머물렀습니다.

여행의 장점이 참 많습니다. 그중에 하나는 돌아 올 집에 대한 감사입니다.

결국 집이 제일 좋더라는........


잠시 머물다가는 월세살이.

세입자라고만 생각한다면.....

지금 살고 있는 이 공간에 애정이 없을 것 같습니다.

공간을 빌려 쓰는 입장만 내세운다면 여행자처럼 떠돌이 생활인입니다.

결국 내가 사용하고 있는 주인임에도 불안하고 공허할 것 같기도 합니다.

외롭고 외로운 시골 살이라고 여길 때도 있었습니다.

가족과 떨어져 있기도 했고 먹는 것, 물건 구매가 바로바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잡초를 뽑고 꽃과 풀, 나무에 물을 주고

마당을 둘러보고 정리할 수 있는 부분을 정리합니다.

집주인이 됩니다.

면사무소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에서 수업도 듣고

수영장, 목욕탕도 이용합니다.

마을 주민이 됩니다.


낯선 여행을 통해 느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은 펜션이 아니라

돌아 올 곳 있는 집이라는 것을요.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요.








이전 13화 펜션에서 가까운 오일장 갑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