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너무 많이 와서 정전이 되고 단수가 되고 통신이 두절되었습니다.
"곧 복구가 되겠지."
정오가 지나고 어둠이 오기 시작하는데 달라진 건 없습니다.
잠시 비가 소강되어 마트와 식당이 있는 면사무소 쪽으로 차를 타고 나가니 휴대 전화기가 반응을 합니다. 통신이 연결되었습니다. 부재중 전화, 안부 문자, 물난리가 난 동네 소식을 확인했습니다.
"나는 잘 있어. 괜찮아."
몇 통의 전화와 안부 문자에 답을 하고 다시 운전을 해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길에서 119 자동차, 소방차, '폭발물 제거'라고 적힌 차도 봅니다. 도로는 물웅덩이가 있거나 산에서 내려온 토사로 어지럽습니다.
안전 안내 문자 알림이 꾸준히 울립니다. 주변 마을 하천과 산이 있는 쪽 도로가 통제 되고 해제가 됩니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버너와 부탄가스를 준비를 해 놓고 촛불을 켜고 책을 읽습니다.
잘 보이지도 않는 글을 읽다가 드는 생각.
고립.
'전쟁이 나면 이런 상황일까?'
갑자기 가족이 보고 싶어 가방 하나 챙겨 어두운 길을 천천히 달려 어머니집에 도착했습니다.
(빨리 운전해서 가고 싶었지만 도로 상황이....)
평소와 달리 마중 나온 어머니.
함께 있음에 안도가 느껴집니다.
고립이라는 상황에서 만나는 가족은 감사함이 더해집니다.
전국에 비 피해가 심합니다. 산청의 높은 지대에 살고 있어서 직접적 피해는 거의 없지만 집 주변 피해가 많습니다. 쏟아지는 빗속에 전기와 통신을 복구하신 분들, 지역 공무원분들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피해가 많은 주민들..... 마음이 무겁습니다. 복구의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습니다.
시골에 있어도 사람들과 떨어져 지낸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살았는데 전기와 통신은 사람을 연결해 주는 소중한 장치임을 알았습니다. 사람과 사람은 연결되었을 때 안심이 되고 안정감을 느낍니다. 혼자는 참 힘이 들지만 함께하기에 일어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기후 앞에 참 작은 사람임을 확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