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회에 2년 전 독서 모임을 하면서 써 놓았던 간단한 리뷰들을 블로그에 올려보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개설만 해놓고 내용이 없는 빈집이라서요. 제대로 형식을 잡아놓고 조금이라도 글을 옮겨 놓으면 뿌듯하지 않겠어요?
집에서는 진척이 없어 오랜만에 혼자만의 여행을 하기로 결정했답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북스테이를 할 만한 곳을 찾기로 했습니다. 아름다운 대한민국에서 가보지 못한 곳이 얼마나 많은지요. 자연 속에 머물며 글을 쓸 만한 곳을 검색했습니다. 평일 2박 3일 일정으로 너무 멀지 않은 경북권에서 먼저 찾아보았습니다. 태어나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경북 "봉화"에 북스테이가 있었습니다. 상상하지 못한 지역이었어요. 산골에서 책방과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드넓은 잔디. 지역주민들도 잘 모르는 책방인 듯했습니다. 주말이 아닌 평일에 예약을 하니 머물 사람이 저만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무리 혼자만의 여행이지만 혼자 산속에 머무는 건 무서운 일이겠지요. 주인이 거주하신다길래 믿고 오라고 하셔서 얼른 예약을 했습니다. 주변 가까운 사람들에게 글 쓰러 간다고 며칠 보이지 않을 거라 말을 해 놓았습니다.
여행을 가기 일주일 전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을 가게 되었습니다. 건강에 이상이 와서 진료를 받았는데 다행히 크게 염려할 일이 아니라 안심을 했답니다. 최근 일을 놓으시며 은퇴를 하셨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만 보내시고 계셨습니다. 사교성 좋으시고 활동하시기 좋아하시는 분이 텔레비전 리모컨만 붙잡고 계시니 우울한 마음이 많이 드셨겠지요. 그 아버님 옆을 늘 조용히 지키시는 어머니.
아.... 이 시점에서 갑자기 고민이 됩니다. 저도 오랜만에 마음먹고 떠나는 북스테이. 사실 글쓰기만을 위한 여행은 이번이 처음입니다만 혼자만의 여행을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부모님과 동행하는 여행으로요. 두 분 다 씩씩하게 두 다리로 잘 걸으시니 건강할 때, 갈 수 있을 때 같이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이 가자고 말씀드리니 바로 좋다고 하십니다. 그렇게 2박 3일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숙소에 예약된 사람이 저희밖에 없어서 감사하게도 독채를 사용하게 되었고요. 집 앞에 산과 과수원이 있고 개천도 있으며 드넓은 잔디밭과 예쁜 정원이 있는 숙소였습니다. 물론 책방도 있습니다.
2박 3일 동안 시골에서 심심하지 않았냐고요? 출발하면서 영주의 아름다운 무섬마을과 부석사를 찍고 둘째 날 잔디밭에서 부모님은 축구를, 저는 책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숙소에서 1시간 거리의 울진에서 죽변 스카이레일을, 분천역을 다녀왔습니다. 마지막 날은 백두대간 수목원, 과수원 사과 따기 체험까지 바쁜 일정이었습니다. 밤에는 보드게임을 했고요. 단체 위주의 관광을 주로 다니셨던 부모님은 색다른 여행이셨는지 매년 한 번은 이렇게 여행을 하자고 하셨어요. 물론 저도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숙소가 산 속이고 산을 넘어 여행을 하다 보니 올해 가을 단풍을 정말 원 없이 즐겼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블로그는 여전히 허울만 있고 브런치에도 글이 멈췄습니다. 작가의 서랍에는 쓰다만 글들이 발행을 기다리고 있는데 진도가 나가지 않습니다. 글을 써보겠다고 책상에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네요. 겨우 앉아도 글이, 문장이 정리가 안됩니다. 한 달 전부터 올리려고 했던 글이 마무리가 안 되네요. 결국 이렇게 넋두리를 합니다. 넋두리는 술술 써 내려가네요. 허허허.
하~~~~ 여행의 후유증이 크네요. 부모님의 결혼 기념이 이번 달인데 50주년이 됩니다. 두 분은 여전히 단짝입니다. 서로를 정말 잘 챙기시지요. 어디를 가도 꼭 손을 잡으십니다. 이번 여행에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는 출근하시면서 어머니에게 뽀뽀와 포옹을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퇴근하며 집으로 들어오시면 어머니는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남편의 수고에 답하는 인사를 하셨고요. 지금까지 건강하게 서로를 챙기시며 사이좋게 지내시니 참 보기 좋은데 제 마음에는 가을바람이 지나갑니다.
글쓰기에 집중이 안되네요. 오늘을 기점으로 다시 집 나간 정신줄을 잡아야겠습니다. 둥둥 떠다니는 제 마음을 주인인 제가 가라앉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