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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 Mar 23. 2022

끝났다. 시험.

2022년 3월 간호조무사 시험을 끝내고.

 그 흔한 자격증 시험 하나 쳤을 뿐이고 합격 발표도 나지 않았는데 소감을 쓰지니 좀 우습기도 하다.

 발표는 2주 후(4/5)에 난다. 시험 치기 전에 몇몇 친구들로부터 초콜릿과 찰떡, 케이크 등의 선물 받았다.

(누가 보면 수능 치는 줄.)

중년에 치는 시험이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시험이라 친구들이 응원을 많이 해줬다. 고마운 친구들이다.


 '시험'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편하거나 만만하지는 않다. 시험은 시험이다.

학창 시절 수업시간에 치는 쪽지 시험도 두근두근 작은 긴장감이 있지 않나?

많지도 적지도 않은 자격증이 있지만 시험장에 갈 때마다 따뜻한 차 한잔 마시는 기분으로 가지는 않았다.  자격증 시험을 치러가면 시험의 내용보다 시험장의 엄숙함과 긴장감이 수험생을 위축시키기도 하고, 차분하게 가라앉히기도 한다. 이때까지 나는 그랬다.

물론 '백점 맞아줄게. 반갑다 시험!'이라고 반짝반짝 빛나는 의지를 불태우는 수험생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약간의 긴장된 모습이 보인다.


시험은 모두 100문항이며, 시험 시간도 100분이다.

1.기초간호학개요 - 35문항
(간호관리·기초해부생리· 기초약리 ·영양 ·치과 ·한방 ·성인간호 ·모성간호 ·아동간호 ·노인간호 ·응급간호)
2.보건간호학개요- 15문항

(보건교육·행정·산업보건·환경보건)

3.공중보건학개요-20문항

(질병관리사업·모자보건·인구와 건강·지역사회 보건·가족·의료관계법규)

4. 실기-30문항(기본간호실무)


 휴대폰을 끄고 소지품과 가방을 교실 앞 칠판 아래에 두고 방송과 감독관의 안내에 따라 시험을 진행한다.

(이렇게 평소와 다르게 문제를 푸니 긴장이 되지 않겠나?)

예전에는 컴퓨터용 사인펜을 본인이 직접 가지고 왔는데 국시라 그런가 요즘 자격증 시험은 다 그런지 모르겠지만 컴퓨터용 사인펜을 나누어주었다. 그 펜으로 마킹해야 한다. 개인이 가져온 펜이 인식이 되지 않은 적이 있어서 그 이후부터 펜이 제공된다고 들었는데 문제가 발생할 요소를 제거한 것이니 좋은 방법이다.


 우리 학원은 최근 몇 년 동안 합격률 100%가 나왔다. 국시원 전체 합격률도 최근 10회 평균 82%가 넘는다. 그렇게 문제가 쉽냐고? 

음... 병원 실습 5개월을 포함해서 1년을 준비하는 시험이다. 이론은 교재 진도를 다 나가고 특강과 요점정리, 모의고사에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시험 치기 몇 주전부터는 오전 9시 30분부터 6시까지 100문제를 풀고 해설을 듣고 다시 100문항을 풀고 풀이를 듣는 과정을 하루 3번 정도 반복한다. 처음에 낯선 용어가 반복이 되다 보면 익숙해지고 머릿속에 나도 모르게 정리가 된다. 병원 실습에서의 경험과 이론수업이 더해져 문제가 변형되어도 맞출 수 있게 된다. 본고사는 모의고사보다 조금 쉽게 출제되는 경향이 있다. (이번 회는 모의고사 수준인 듯). 60점 이상 절대평가로 합격 여부가 결정되니 공부하고 준비한 시간을 생각하면 합격률이 높은 게 이해가 된다.

간호조무사 최근 7회 차 합격률-자료 참고:국가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


 1년의 준비를 했음에도 떨어지는 분은 스스로 공부가 부족했거나 긴장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모의고사 평균 90점이 넘는 분이 떨어진 적이 있다. 많은 시험이 그렇겠지만 만점자가 많이 나오지 않기 위해 고난도의 문제가 몇 문항씩 있다. 문제를 푸는 앞부분에서 만난 낯선 문제에 멘털이 나가신 거다. 어려운 문제는 넘어가고 다른 문제에 집중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셔서 불합격이 되셨다.


 자격증에도 긴장감의 무게가 다 다르다. 일 년에 여러 번을 치르는 시험은 부담감이 덜하다. 떨어지면 2~3개월 후에 다시 치면 되니까. 간호조무사는 1년에 상반기 하반기 2회가 있다. 6개월의 기간이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다. 단순 자격증이 아니라 직업을 구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자격증이라 무게감이 더하다. 문제가 쉽고 어렵고를 떠나서 시간의 무게, 취업과 직결되는 간절함의 무게에 긴장감이 더해진다. 같은 자격증이라도 필요에 따라 그 무게는 다를 거다.

공무원 시험이나 수능은 얼마나 더하까?


 커트라인이 낮더라도 수험생마다 생각한 점수가 있었을 텐데. 목표를 높게 잡으면(만점으로 잡는다면) 합격에 더 가깝게 기분 좋게 붙지 않겠나. 가채점을 해보니 목표한 점수에 조금 아쉽지만 근접했다. 마킹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합격이다. 합격한 사람 입장에서는 누구나 붙는? 많은 사람이 붙는 시험이라 말할 수 있지만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가보지 않은 두려움이 있다. 합격 발표가 나지 않았지만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적어 보는 건 봄 개강을 앞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과 시험을 끝내고 나서의 느낌을 활자로 남겨보기 위함이다. 우리는 곧잘 그때그때의 생각을 잊고 사니까.



시간의 무게. 그게 너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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