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주경야독.
간호조무사 자격증에 요양보호사 더하기
팔랑귀는 아니지만.......
'누가 ~한다더라.', '~배우면 좋다더라.'는 말을 흘려듣지만은 않는다.
생각해 본다.
신뢰하는 사람이 한 말이면.
1년의 간호조무사 과정을 마치고 바로 취업을 했다. 간호조무사와 요양보호사 시험 내용이 비슷한 내용들이 많으니 바로 자격증을 따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빛날 씨, 요양보호사는 아르바이트하기도 좋으니 조무사 시험 치고 바로 따 놓으면 좋아. 나이 들어서 할 수 있으니까."
"그래요? 그럼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취득해보는 걸로~."
자격증 취득을 위한 방법을 학원 외에 아는 방법이 없어 조무사 과정을 마치고 바로 등록을 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이수해야 하는 시간은 230시간(2023년 320시간으로 변경)이지만, 간호조무사 자격증(사회복지사)이 있으면 50시간을 이수하면 된다. (이론 31시간, 실기 11시간, 현장 실습 8시간)
약 3주 정도 4시 퇴근 후 매일 저녁 7시에서 10시까지 수업을 들었다. 말 그대로 주경야독(晝耕夜讀).
취업한 지 한 달 밖에 안된 신입 간호조무사가 병원 적응에 분투하면서 저녁에 다시 책상에 앉아 수업을 듣는 게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찌어찌 그 시간들이 채워졌다.
겨우 한숨 돌리니 현장 실습을 가야 한단다. 2021년 코로나가 한창 심할 때는 실습도 온라인으로 대체한 적도 있지만 2022년 5월 개강한 수업은 현장 실습이 실행됐다. 수업을 같이 듣는 동기들 4명과 함께 주간보호센터로 가게 됐다. 가기 전에는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지 않음이 속상했는데 요양보호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현장을 직접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가 계셨는데 쉬는 시간 선배들이 일하면서 겪게 되는 일들, 취업에 관한 도움 되는 말씀을 해 주셔서 귀한 시간이었다.
요양보호사를 구하신다면서 원하는 분들은 이력서를 두고 가면 된다고 하셨는데 적성에 맞는 친구들은 연락처를 두고 왔다.
병원에서 누워 계신 어른들을 뵙다가 그림이나 퍼즐, 음악, 동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시는 분들과 하루를 보내니 색다른 기분이었다. 어르신이 가는 유치원이라고도 하는데 딱 맞는 말이다. 병원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물론 직원이 아니라 실습을 하는 사람의 입장이지만 병원은 정말 쉬는 시간 없이 바쁘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요양보호사나 간호조무사의 취업의 문은 넓어지고 있다는데 맞는 것 같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적성에 맞다면 괜찮지 않을까? 물론 그 기본 마음가짐에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5월 실습을 끝내고 6월 원서를 내고 8월 6일 40회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을 쳤다. 초창기에는 50~60대 이상 시험을 많이 쳤다면 최근 몇 년 사이에는 40대가 많아졌다. 평균 합격률도 90% 정도 된다.
60~70대도 합격하는 시험인데 떨어지면 말이 되지 않겠지. 조무사 시험을 끝낸 지 얼마 되지 않지만 우리의 뇌는, 아니 나의 뇌는 그렇게 훌륭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시험을 치기 위해 2개월 만에 책을 꺼내 들었다. 학원에서 나눠 준 2회 분량의 모의고사를 다시 푸는데 낯설다. 앱으로 기출문제를 다운로드하여 풀어본다. 모르겠다. 하하하하하. 시험 3일 전의 일이다.
일단 하루에 기출문제 1회를 풀고 복습했다. 3일 동안 기출문제 3회를 풀었다. 문제은행식이라 기출문제를 많이 푸는 게 도움이 된다기에. 조무사시험 때와 달리 긴장이 되는 건 없었다. 상식에 가까운 문제들이 있기에 크게 부담감이 없기도 했다.
필기시험(요양보호론) 35문항, 실기시험 45문항. 총 80문항에 각 60점을 맞으면 된다.
35문항에 21개, 45문항에 28개 맞으면 합격인데 설마 떨어지겠냐는 마음이기도 했다.
한창 더운 8월 시험을 치고 당일 저녁에 공개된 가답안으로 채점을 해보니 넉넉히 합격이다.
8월 23일 발표다. 말도 안 되는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렇게 또 자격증이 하나 생긴다.
앞으로 당분간은 자격증 시험은 안 하고 싶다. 공부가 쉽든 아니든 일하면서 시험을 준비하는 게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된다. 체력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예전과 달리 몸이 나이 들어가는 걸 모른 척했나 보다.
간호조무사를 준비한다면 요양보호사도 같이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간호간병 통합 병동도 많이 생기고 주간보호센터에서도 영역의 구별이 크게 없어 보였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역할 구별 없이 해야 할 일들이 있다. 간호사도 간호조무사도 요양보호사들의 일을 해야 할 상황이 있고 신입 요양보호사가 보면 환자를 케어하는 일을 설명해줘야 하는데 알아야 설명을 해줄게 아닌가.
모르는 게 약이 될 때도 있지만 아는 게 힘이고 아는 만큼 보이니까.